금융시장이 북한 핵실험 쇼크에서 하루 만에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급락했던 주가는 어제 상승 반전했으며 급등세의 환율도 하락하는 등 진정 국면을 보였다. 국제 금융시장도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큰 충격이 없었다. 북 핵이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던 우리로서는 우선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자본의 시장 이탈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핵실험 당일인 엊그제 개인 투자자들이 투매양상을 보이며 대량 매도한 것과는 달리 외국인들은 무려 4,77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어제도 900억여원의 주식을 사들여 순매수를 이어갔다. 올들어 지금까지 모두 9조여원의 순매도로 자본시장 개방 이후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데서 보듯 그동안 팔자행진을 벌여왔던 외국인들의 거래패턴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핵실험의 경제 후유증 가운데 가장 빠르고 클 것으로 예상된 것이 외자 이탈이었는데 일단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증시의 안정세 회복은 외국인들의 이 같은 순매수와 미국 증시의 상승세, 그리고 대북제재가 우선 외교적 해결과 경제제재 쪽에 맞춰져 당장 큰 충돌은 없을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신용평가기관이 당장 국가 신인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보탬이 됐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계속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추가핵실험,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강도 등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변동성 큰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감독 당국은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그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미리 강구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도 하루의 오르내림에 따라 이리저리 쏠리는 충동적이고 단기적인 자세보다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부화뇌동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크게 만들어 투자자들의 더 큰 손해를 부르게 마련이다. 시장 외적 변수의 영향력은 늘 제한적이었다는 그 동안의 증시관행을 참고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