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갯속 장세에 ELS 만기 짧아진다

단기 투자자금 몰려… 삼성·동양증권 등 6개월짜리 발행 잇따라


최근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 자금들이 단기 대안투자 상품 쪽으로 몰리자 증권사들이 만기를 대폭 줄인 주가연계증권(ELS)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로 원금보장형 ELS를 중심으로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단기 자금을 굴리려는 투자자들을 노리는 것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4분기 ELS 발행액은 13조1,384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보다 72.8% 증가했다. 지난해 1∙4분기(10조5,508억원)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려온 ELS 발행액은 올 들어 펀드 환매 자금을 흡수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 주가가 일정 구간 내에서 움직일 경우 수익이 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상대적인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펀드와 주식 투자에서 빠져나온 돈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원금보장형 ELS를 중심으로 통상 1년인 만기를 6개월로 줄인 상품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코스피200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 ELS를 내놓았다. 만기 6개월인 이 상품은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라도 종가 기준으로 만기 평가일까지 최초 기준가격의 115%를 초과해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 2%의 절대 수익을 지급하고 상승한 적이 없는 경우는 상승률이 낮은 지수를 기준으로 상승분의 92%를 지급한다. 동양증권은 이와 함께 만기가 2개월인 원금보장형 ELS도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만기 평가가격이 최초 기준가격 이상인 경우 연 3.56%의 수익률을 지급하고 미만인 경우 연 3.55%의 수익률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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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도 만기를 크게 줄인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원금의 95%를 보장하는 6개월 만기 '슈팅업 ELS 6,983회'를 12일까지 1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SK와 SK텔레콤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가입 후 3개월 시점에 두 종목 중 덜 오른 종목의 직전 3일 평균 종가를 바탕으로 수익을 정한다. 이때 평균 종가가 최초 기준가보다 하락했어도 최대 손실은 원금 대비 5%로 제한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에도 현대모비스를 기초자산으로 해 6개월 동안 정해진 수익률을 달성하면 즉시 수익을 지급하는 '삼성증권 즉시지급형 ELS'를 내놓았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만기를 줄인 ELS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최근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와 관련이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선 부근까지 오른 상태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자 펀드에 돈을 넣어 두기가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직접투자에 나서자니 자신이 없는 돈들이 단기 대안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최근 단기 자금을 운용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법인과 기관 고객 중심으로 6개월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로 원금보장 하이파이브형(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정해진 기간별로 조기상환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 ELS를 중심으로 만기가 짧은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에 대한 수요는 개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구민상 동양증권 OTC마케팅팀 과장은 "단기 시장 전망은 좋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굳이 만기를 길게 가져가 리스크를 키울 이유는 없다는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과장은 "최근 개인들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15억~20억원 규모로 만기 6개월 미만의 ELS가 판매되고 있다"며 "짧은 호흡으로 ELS에 반복 투자하는 고객도 많고 ELS에 처음 투자하는 고객들은 원금보장에 주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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