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銀 지점 상반기 1兆벌었다

저리로 달러 끌어와 채권·파생상품등 투자<br>순익 작년比 330%·자산도 56%나 늘어<br>국내 은행·금융지주사는 30% 줄어' 대조


외국은행들이 국내지점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올렸다.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해 국내에 빌려주고, 채권ㆍ외환ㆍ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순익을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린 것이다. 올 상반기 중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회사의 순익이 30%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과다. 금융감독원이 2일 39개 해외은행의 54개 서울지점의 영업실적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총 자산은 22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순익은 1조168억원으로 330%나 증가했다. 외은지점의 순익이 급증한 것은 저리에 대규모 달러자금을 조달해 기업에 대출해주고 여러 곳에 투자해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하면 예대마진이 커져 대출을 늘릴수록 이자수익이 증가한다. 채권에 투자해도 이자수익이 생긴다. 외은지점들은 올 상반기에 대출을 8조1,000억원(25%) 늘리고 채권투자는 7조5,000억원(14%) 확대했다. 대출 및 채권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거둬들인 이자수익은 8,4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56억원)보다 4배 이상 많다. 달러를 끌어와 투자한 외환ㆍ파생상품에서도 이익을 많이 냈다. 올 초 금리가 내려가면서 보유했던 채권의 평가이익이 늘고 처분 이익도 증가하면서 유가증권 투자수익이 지난해 상반기 3,965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55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년 만에 수익이 4,520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외환ㆍ파생 관련 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8억원이 감소한 7,329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은행 국내 지점이 비약적인 성과를 올린 반면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이 올린 성과는 초라하다. 국민 등 9개 은행이 31개국에 120개 점포를 운영해 거둬들인 올 상반기 순익은 2억5,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5,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은행들이 해외점포 자산을 530억달러로 17.8% 늘렸지만 순익 증가세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편 국내 은행의 올 상반기 수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9,000억원)에 비해 30%나 줄었다. 지난해 벌어들인 LG카드 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해도 소폭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9%로 낮아졌지만 외은지점은 0.34%에서 1.02%로 높아져 역전됐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외은지점의 영업형태는 상업은행보다는 투자은행(IB)과 비슷하다"며 "외화자금 조달여건과 시중금리 상황, 외환ㆍ파생 트레이딩 실적에 따라 순익이 큰 편차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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