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환율관련 발언에도 불구하고 원ㆍ엔 환율이 24일 한때 100엔당 770원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9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 당 4원30전 떨어진 936원으로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94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역외 세력의 매수세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전날 “환율과 부동산이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전 각료가 신경을 바짝 차리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장기 대책으로 파급력이 적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관련기사 2면 반면 수출업체들은 달러화 매도에 적극 나서면서 환율의 낙폭을 키웠다. 주가 급등도 위안화의 사상 최고치 경신 등도 원화 강세를 견인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ㆍ위안 기준환율을 지난 18일 7.7758위안에서 7.775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원ㆍ엔 환율은 장 중 한 때 100엔 당 770원선을 밑돌다가 오후3시 현재 770원10전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지연으로 일본의 해외투자 증가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엔화 약세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6자 회담 관련 뉴스 등으로 북핵 리스크가 줄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상승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935~940원선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반면 엔화 약세를 저지할 모멘텀이 없어 당분간 엔ㆍ원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에 비해 엔화의 상대적인 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의 판매 가격이 낮아지면서 지난 12월 북미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등 한국 업체들의 판매는 10% 줄었지만, 도요타의 판매는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8.8% 절상된 반면 엔화는 오히려 0.8% 절하되면서 원ㆍ엔 환율은 9.3%나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