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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 브랜드에 도전한다] 현대·기아차 '명품차'로 레벨업
입력2009.06.02 17:05:46
수정
2009.06.02 17:05:46
고품질 앞세워 '대중차' 이미지 벗는다<br>● 현대차, '2009 북미 올해의 차' 에 제네시스 선정 영광도<br>글로벌 30大브랜드 야심<br>● 기아차, 디자인으로 승부수 야심<br>'브랜드 아이덴티티' 살린 모하비·쏘울등 잇단 출시
 | 엑셀 1,000여대로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현대자동차가 현재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하며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월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2009 북미 국제오토쇼(NAIAS)’ 에서 현대차의 제네시스가‘북미 올해의 차(The North American Car of the Year)’로 선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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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986년 1월. 세찬 바람 속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부두에서 ‘엑셀’ 1,000여대가 선적됐다. 태평양을 건넌 엑셀은 2월 중순 미국 플로리다주 젝슨빌항에 도착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첫 수출. 진출 첫해부터 판매는 순조로웠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 낯선 브랜드 ‘HYUNDAI’는 값싼 대중차로 각인됐다.
#2 2009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09 북미 국제오토쇼(NAIAS)’.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The North American Car of the Year)’로 최종 선정됐다. 올해 북미에 출시된 50여개의 신차들 중 제네시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 달라진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했다. 20여년 전에 받았던 해외시장에서의 냉랭한 시선은 말 그대로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한발 더 나아가 정상에 올라 세계를 제패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 꿈을 달성하려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한 전략을 하나씩 펼치고 있다.
현대차 브랜드의 지향점은 ‘세련되고 당당한(Refined&Confident)’이다. 현대차는 품질경영을 통해 최근 수년 동안 소비자의 신뢰수준을 빠른 속도로 상승시켰다.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정착되지 않아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격개선에 따른 수익성 증대→재투자→품질 및 제품력 향상→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하려면 성공적인 브랜드 경영을 통해 외형적 규모뿐 아니라 고객인식 및 브랜드 가치 부문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의 일환으로 2005년 1월 ‘브랜드 경영’을 선포했다.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품질과 양적 성장에 걸맞은 브랜드 자산을 쌓는 데 주력하기 위해서다.
이때 세워진 현대차의 중장기 브랜드 전략은 총 3단계. ▦브랜드 경영기반 구축(2005~2006년) ▦브랜드 경영 강화(2007~2008년) ▦글로벌 브랜드 관리 시스템 레벨업(2009~2010년)이다.
현대차는 단계별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지속적인 브랜드 전략 실행으로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가 향상돼 수익성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 현대차는 브랜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도요타 같은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와 동등한 수준의 브랜드 가치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궁극적으로 전세계 30대 브랜드 및 자동차 부문 5대 브랜드에 진입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목표다.
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기아차는 지난해 ‘브랜드 경영 강화기’를 선포했다.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것. 이 같은 기아차의 전략은 5월 ‘브랜드경영팀’ 신설로 구체화됐다. 기존의 현대ㆍ기아차 총괄브랜드 조직과 별도로 구성된 브랜드경영팀은 기아차의 전사적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기아차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나가는 실무를 맡게 된다.
기아차 브랜드 경영의 핵심은 ‘디자인’이다. 모하비를 시작으로 포르테ㆍ쏘울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반영된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 것이 대표적 예다. 기아차는 또 브랜드 경영에 대한 임직원들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온ㆍ오프라인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브랜드 생활화’로 직원들이 업무와 생활 속에서 ‘기아’답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업학과 교수는 “지금이 현대ㆍ기아차의 브랜드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적기”라며 “이를 위해서는 다소 부족한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현대ㆍ기아차만의 색깔을 브랜드에 불어 넣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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