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래시장 대책 효과있나

정부는 경기침체와 시설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에 대해 차별화된 지원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재래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곳에 대해서는 용도전환과 상권축소 등을 유도해 정비에 나서고 지역상권개발제를 도입, 상권 회복가능성이 있는 재래시장은 인접 상권과 묶어 지역.시장 특성에 맞는 상권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재래시장에서 임대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세 상인들은 재래시장이 용도전환될 경우 생계 수단을 잃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국 재래시장 현황 재래시장은 시설 노후화와 입주상인의 노령화, 대형할인점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상권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전국의 재래시장은 1천702개로, 이 가운데 85%에 달하는 1천80개가 80년대 이전에 개설돼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전체 재래시장에는 24만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고 상인 39만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점포의 58.1%가 임대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입주상인의 52% 정도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노령화되면서 서비스와 영업기법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재래시장이 외면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 증가와 일괄 쇼핑의 편리성 등으로 대형할인점 이용이 급증하면서 재래시장은 급격하게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대형할인점은 지난 2000년 매출이 11조원에 그쳤으나 작년에는 22조원을 기록하며 불과 4년만에 매출이 2배로 급증했다. 할인점은 점포수도 164개에서 274개로 급증하는 등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래시장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공점포율이 2004년말 기준으로 14%에 달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시장 지원..쇠퇴시장 퇴출 정부가 발표한 재래시장 육성 정책의 큰 줄기는 경쟁력이 확보된 시장과 그렇지않은 시장을 차별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경쟁력을 확보한 시장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시설과 경영을 현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지만 기능을 상실했거나 쇠퇴한 시장에 대해서는용도 전환이나 상권 축소 등을 통해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 대상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이 아닌 다른 용도로 전환돼 들어서는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상인 등에게 나눠주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상인에게 소상공인 점포전세금 등을 지원한다. 또 약간의 지원만 있으면 상권을 회복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해서는 지역과 시장의 특성에 맞는 재개발을 유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실시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재래시장의 상황을 진단하고 이러한 기준에 맞게 지원하거나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전체 재래시장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한 곳과 상권 회복이가능한 곳, 기능상실.쇠퇴시장이 각각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대책 문제점은 없나 이미 각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시장정비 사업은 대다수 재래시장을 환금성이 높은 주상복합 건물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고있다. 재래시장을 대신해 생기는 주상복합에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대폭완화하고 취.등록세, 재산세와 종토세를 감면해주는 특혜가 주어진다. 이러한 특혜는 건물주나 토지주에게만 주어지는 것으로 임차상인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용적률 700%, 건폐율 70∼90%의 건물이 허용용적률 250%안팎인 주거지역에 지어질 경우 주변경관을 해치는 주범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재래시장과 인접상점을 동시에 정비한다는 지역상권개발제도는 현행 상권을 인위적으로 개편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도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정책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주상복합식 건물로 재래시장을 싹쓸이하면서 재래시장의 혼을 아예 없애는 대책보다는 서민들의 흔적이 담긴 재래시장의 정신을 살리는 정비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현영복.이 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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