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車처리 다시 '혼미'

- 정부 '先가동 後매각' 방침에 채권단 강력반발 -삼성자동차 처리가 정부-채권단-삼성그룹 3자간에 이해가 팽팽히 맞서면서 다시 미궁속으로 빠지고 있다. 정부는 5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종필(金鍾泌)총리 주재로 강봉균(康奉均) 재경부장관, 정덕구(鄭德龜) 산업자원부장관, 정해주(鄭海주) 국무조정실장,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정상가동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일 오후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삼성자동차 처리문제에 대해 삼성측이 대안을 제시해 정부와 채권단이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삼성생명 상장문제와 관련,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삼성에 특혜로 연결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康 재경부장관, 鄭 산자부장관, 李 금감위원장,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경제대책조정회의를 열고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채권단의 지원아래 우선 가동시킨 뒤, 공장을 매각해 인수업체가 사후정산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삼성자동차 처리와 맞물려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생명의 상장(上場)은 법정 판단시한에 관계없이 신중 처리키로 결정, 사실상 2001년 이후로 늦춘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정부의 결정이 정치논리에 휘말려 금융기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법정관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삼성차 처리를 둘러싸고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청와대회의에 이어 李 금감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공장은 현행대로 자동차 생산기지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삼성이 자동차사업에서 손떼는 것이 확실한 상황인 만큼 대우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제시한 삼성자동차 처리방안은 삼성생명의 상장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며 『생보사의 상장은 재평가차익 등에 대한 주주와 고객의 배분문제 등이 있어 공청회 등을 통해 공정한 기준을 마련한 뒤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삼성생명 상장을 일단 유보키로 함에 따라 한빛은행을 비롯한 삼성자동차 채권단은 삼성생명의 주식배분 문제 등 삼성차 처리와 관련해 5일 열기로 한 채권단회의를 무기 연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차의 채권회수 방안이 결론나지 않는한 채권단회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특히 주식예탁 부분도 현재로선 은행이 삼성생명의 주식을 단순 보관하고 있는 것에 다름아니다』고 밝혀, 정부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장외거래 방식으로 삼성그룹이 밝힌 주식가치(70만원)를 차질없이 받을 보장이 없다』며 『삼성계열사들이 주당 인수해가거나 그룹이 새로운 채무상환계획을 밝히지 않는 한 법정관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준수기자 JSKIM@ 김영기기자 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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