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쉬운 샷은 지금 방금 기가 막히게 잘 친 샷뿐'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 만큼 치기 전까지 쉬운 샷이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중에도 골퍼들이 특히 두려워하는 샷들이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한국미드아마골프연맹 주관으로 주최한 서울경제ㆍ오토파워배 아마추어챔피언십 결선에서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아마 최고수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스윙하기 전 가장 긴장되는 샷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70명의 아마추어 강자들은 ▦결정적인 쇼트 퍼트(41.4%), ▦그날의 첫 티샷(27.1%), ▦그린 주변의 긴 벙커 샷(22.9%), ▦해저드를 넘기는 샷(5.7%), ▦낯선 사람이 볼 때 하는 샷(2.9%)을 꼽았다. 어려운 샷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법. 거꾸로 말하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 상대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긴장되는 샷을 잘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m 퍼팅, 10㎝ 폭 도로를 생각하라
■결정적인 쇼트 퍼트 '머나먼 1m'는 중압감 속에서 짧은 퍼트의 어려움을 잘 나타낸다. 프로 투어에서도 1m도 안 되는 퍼트를 놓쳐 우승컵을 날리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신지애는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일 14번과 15번홀에서 1m도 안 되는 파 퍼트를 잇달아 놓친 끝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에 1타 차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17일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승을 노렸던 웹 심슨이 벤 크레인(이상 미국)과의 두번째 연장전에서 90cm 파 퍼트를 실패했다. 정상급 프로 선수의 경우 1m 퍼트 성공 확률은 90%, 아마추어의 경우 60% 정도 되지만 우승컵이나 조그마한 내기 돈이라도 걸리면 완전히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멘탈 게임 컨설턴트 리처드 쿱은 긍정적인 생각이 쇼트 퍼트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퍼트 라인을 얇은 '선'이 아니라 볼과 홀 사이를 잇는 폭 10cm의 '도로'라고 생각하는 것이 방법이다. 완벽한 선으로 굴러가기를 바라지 말고 넓은 길을 따라 보낸다고 생각한다. 볼이 굴러갈 공간이 넓어졌기 때문에 긴장이 완화되고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러운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된다. 중압감 덜어주는 프리샷 루틴
■그날의 첫 티샷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로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똑바로 보낼 수 있을지는 두번째 문제다. 볼을 맞히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동반자 가운데 직장 상사나 낯선 사람이 포함돼 있다면 두려움은 더 커진다. 더욱이 첫 홀 첫 티샷을 잘 못 치면 하루 종일 헤매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도 괴롭힌다. 유명한 골프 심리학자 봅 로텔라 박사의 도움말이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첫 티샷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첫 티샷에서 어려움을 겪는 골퍼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프리샷 루틴(샷을 하기 전까지 일정하게 반복하는 일련의 행동 과정)에 충실하고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톰 왓슨의 현재 모습을 25년 전과 비교하면 조금의 변화도 없는 똑같은 프리샷 루틴을 볼 수 있다. 좋은 프리샷 루틴이란 그 어떤 중압감도 감히 방해하지 못하는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레인지에서 마지막 10차례의 연습 샷을 할 때 루틴을 따르고 루틴을 그대로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 가져가 티샷을 날리면 된다." 어드레스 때 클럽 그립 내려잡아야
■해저드를 넘기는 샷 보통 수준의 골퍼들이 해저드를 넘기는 샷을 하기란 매우 두려운 일이다. 특히 이런 샷을 할 때 볼을 얇게 때린 경험이 있는 골퍼들은 더더욱 그렇다. 해저드나 벙커를 넘기는 샷을 할 때 확실하게 높이 쏘아올려 부드럽게 착륙시키려면 어드레스 때 클럽의 그립을 내려잡아야 한다. 이렇게 해주면 스윙이 좀 더 평탄하게 흐르게 되며 임팩트 때 좀 더 볼의 아래쪽을 자르며 지나가는 동작이 나온다. 이는 페이스가 볼의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나가게 해주고 그 결과 볼을 높이 쏘아올릴 수 있게 된다. 스탠스를 아주 넓게 잡고 준비자세를 취한 뒤 그립을 어느 정도 아래쪽으로 낮춰 잡고 샤프트를 약간 타깃 반대 방향으로 기울여 양손이 좀더 오른쪽 허벅지 쪽으로 오도록 해준다. 무릎을 구부려 볼을 다운블로로 내려치기 쉽게 만들고 페이스를 오픈시켜 로프트를 높여준다. 정상적으로 백스윙을 하되 오른쪽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도록 한다. 이는 페이스가 열린 상태로 볼의 아래쪽을 통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린주변 장거리 벙커샷 웨지 보다는 아이언 선택을
■긴장되는 샷 극복하려면 그린 주변 30~50야드 벙커 샷은 두껍게 쳐 너무 짧게 날아가거나 얇게 때려 '홈런 볼'을 내기 쉽다. 대체로 웨지를 뽑아 들고 강한 스윙으로 볼을 홀까지 보내려고 하지만 결과에 일관성이 없다. 미국 100대 교습가인 제리 모울즈의 조언에 귀 기울일 만하다. ▦모래를 강력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샌드웨지나 로브웨지 대신 좀더 긴 클럽을 선택한다. 7번 아이언이나 6번 아이언도 좋다. ▦양손을 헤드 뒤에 위치시키고 준비 자세를 취한다. 헤드 바닥의 바운스 각도를 높이기 위해 페이스를 약간 오픈시킨다. ▦몸을 고정시키고 머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양팔을 이용해 앞으로 밀어주는 형태로 매끄럽게 다운스윙을 한다. 절대 하체를 이용하지 않도록 한다. ▦볼의 뒤쪽 10cm 지점을 내려치고 임팩트를 통과할 때 근육이나 다리의 힘을 추가하지 않는다. ▦이렇게 가볍게 스윙을 하면 중간 탄도의 샷이 나오면서 그린에 떨어진 뒤 볼이 홀까지 충분히 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