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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복잡성' 정점 달하는 순간 문명 붕괴

■X 이벤트(존 L. 캐스티 지음, 반비 펴냄)


'대중의 직관'이라는 책으로 화제를 모았던 복잡성 과학의 대가 존 L. 캐스티가 내놓은 저작이다. 그는 이 책에서 문명이 붕괴되는 11가지 시나리오를 예로 들며 X이벤트 이론을 설명한다.

'X이벤트'란 복잡성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기존 체제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극적 가능성'을 뜻한다. 고도로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는 기존의 시스템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주입되며 시스템들이 서로 뒤얽혀 있다. 오늘날의 시스템이 얼마나 복잡하고 상호 의존적인지는 '카드 집의 비유'가 거론된다. 현대사회가 카드로 지은 방대한 건축물과 같아서 살짝만 건드려도 구조전체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저자는'전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고장 난 차를 어느 정도 수리할 수 있었던 과거'와 '강아지에게 먹일 사료를 사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17가지 사료의 성분을 분석해야 하는 현대사회'를 비교해보라고도 제안한다.


'2001년 9.11 테러''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2010년 아랍의 봄''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에도 공통점이 있다. 통념상 발생 가능성이 아주 희박해서 위험을 관리하는 과학자나 보험회사 확률이나 통계 안에도 들어가 있지 않았던 사건들이다. 하지만 일단 한 번 일어나자 그 파급 효과의 범위나 규모는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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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같은 X이벤트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복잡성의 과부하'라고 지적한다. 한 시스템 내의 복잡성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거나 상호작용하는 두 시스템 사이에 복잡성의 격차가 심해지면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X이벤트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잡성을 자발적으로 낮추는 것이 X이벤트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수학적 도구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X이벤트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정승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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