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벌크선 운임 연일 고공행진

운임지수 올 2배 올라 1만P 돌파…일부 과열 우려도<br>선사업계선 사상최대 호황에 웃음꽃<br>화주들은 원자재값 급등 겹쳐 '2중고'


석탄이나 곡물 등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사상 처음으로 1만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처럼 BDI지수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올림픽을 앞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벌크선 업계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하는 화주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과 운임 폭등의 2중고로 울상을 짓고 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BDI지수는 지난 10일 1만218포인트로 1만포인트선을 돌파한 후 11일 1만513포인트까지 올라 연일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벌크선 운임지수는 올 초(1월2일 4,421포인트)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24일 9,000포인트대로 진입한 BDI지수가 불과 2주일 만에 1만포인트 벽을 뚫자 벌크선 중심의 선사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STX팬오션의 한 관계자는 “지수가 상승세를 탈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오를 줄은 몰랐다”며 “어쨌든 운임 상승으로 앞으로 벌크 선사들의 수익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벌크선 운임지수의 고공행진에 대해 선사들은 선박 공급이 물동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BDI지수가 1만포인트대로 올라설 정도로 벌크선 시장의 여건이 좋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승속도가 너무 빨라 과열 기미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태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펀더멘털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운시장에서의 수익을 노린 투기세력들도 시장에 개입하고 있어 다소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4ㆍ4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당분간 운임지수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크선 업계가 운임 상승으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화주들은 원가 부담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벌크선의 대표적인 노선인 브라질~중국 항로의 경우 석탄을 실은 17만톤 규모의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의 톤당 운임은 1월 초 33.6달러(스폿 운송 기준)에서 BDI가 1만포인트를 넘어선 10일 톤당 85.6달러로 치솟았다. 이 배에 석탄을 가득 실어 운송했다고 가정하면 올 초 572만달러가량이었던 운임이 최근에는 1,456만달러로 150% 이상 폭등한 것이다. 화주업계의 한 관계자는 “벌크선을 이용한 운송은 장기계약이기는 하지만 시황에 따라 조금씩 가격이 조정되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계약 물량 외에 수시로 발생하는 물량은 운임지수가 그대로 반영돼 원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여러 요인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화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해운업계의 한 전문가는 “내년 초 철광석 가격 협상 전에 중국 등의 화주들이 물량을 대량 확보해 운송할 것”이라며 “벌크선 운임 인상이 해를 넘겨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