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명실상부해야

중소기업중앙회가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말로는 상생을 외치지만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이해가 엇갈리는 사안은 언제나 자기 입장만을 내세워 말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중소기업이 털어놓은 불만을 보면 ‘설마 그렇게까지야’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전국 7,800여개의 플라스틱 제조 중기들이 겪는 어려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원재료인 합성수지를 가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6대 대기업으로부터 구매한다. 가격은 다음달 대기업이 통보하는데 한 회사가 공급가격 중 가장 높았던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 정하면 다른 대기업들도 따라가는 식이라고 한다. 이들 대기업은 지난 2004년 이후 합성수지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도 정작 중기들이 그것을 원료로 만들어 납품하는 포장재 가격은 전혀 올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원료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해도 중기는 언제나 최고 비싼 값으로 구매하고 그 원료로 만든 제품은 가장 싼 값에 납품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신기술 적용 사업의 대기업 탈취 등 여러 불공정 행위 사례들이 고발됐다. 최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기업들은 납품대금 현금지급, 시장정보 및 마케팅 활동 지원, 기술개발 및 성과공유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정부도 대통령 주재 상생회의 등을 통해 이를 독려하고 있다. 그 결과 경영에 실질적 도움을 받은 중기들이 늘어나고 재계에 상생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중앙회의 이번 불공정 사례 고발은 아직 상생의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명실상부한 상생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조치가 필요하다. 그게 중기뿐 아니라 대기업 스스로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없으면 대기업의 경쟁력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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