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련한 부동산세제개편안은 왜곡돼 있는 과세 부과방식의 불형평성을 바로잡는 데 일차적인 목적을 두었다.
집값은 낮은데도 면적이 넓어 세금을 많이 내는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는 동시에 ‘땅ㆍ집부자’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겨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과세표준의 단계적 인상과 대폭의 세율인하를 단행, 세부담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균 30% 이상의 보유세 인상은 불가피해보인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이 쉽사리 받아들일 리 없고 이미 국정감사장에서는 종합부동산세를 연기해야 한다는 통일된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도입은 하되, 일정 유예기간을 거친 뒤 시행’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제시되고 있다.
◇세부담 얼마나 늘까=‘주택의 토지와 건물분의 합산과세’와 ‘종합부동산세 신설’이란 두 가지 요인만 고려해도 부동산 부자들의 세부담은 현행보다 2ㆍ3배 가량 늘어난다. 과표를 국세청 기준시가로 통일시켜 실거래가격의 70% 이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세율인하가 없다고 가정하면 과표가 1.2배 가량 증가하고 세부담은 평균 3배 이상 증가한다. 별도 과세되던 주택과 토지가 합산되면서 과표는 1.2~1.5배 가량 더 상승한다.
정부는 이 같은 급격한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3가지의 완충 장치를 뒀다. 우선 현행 0.3~7.0%에 달하는 재산세율을 대폭 낮췄다. 무려 10여가지의 변수가 포함된 복잡한 재산세 과표 계산방법도 대거 수정했다.
이에 맞춰 과표구간도 새롭게 설정됐다. 현행 6단계, 9단계로 돼 있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과표구간이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주택세(주택분 건물+토지)의 세율로 이분화돼 종부세 과세 대상자들에게는 고율로 과세된다.
◇국세 부과대상 5만명 내외 추산=관심의 대상이었던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은 5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행 재산세 부과건수가 1,600만여건임을 감안하면 전체 재산세 부과대상자의 0.5% 미만이 부과대상인 셈이다. 이들은 지방세 이외에 별도로 고율의 국세를 내야 하는 만큼 세금부담 정도가 크게 늘어난다.
부과기준으로는 ‘주택보유대수’와 ‘국세청 기준시가 일정금액’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단순히 주택을 많이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종부세를 매길 경우 ‘타워팰리스’ 등 다가주택 보유자들이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사업자들은 원칙적으로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뒤 전세나 월세를 주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에 대해 종부세를 매길 경우 임대주택시장이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기목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이에 따라 투기기준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다주택 보유자들 대부분이 자신이 살고 있지 않은 주택 대부분을 임대하고 있어 이를 뺄 경우 부과대상자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