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회장 “범현대家 합의된 것은 없어”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몽진 KCC 회장이 현대ㆍ기아자동차를 지원하는 발언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20일 경기도 양평 용담리 선영에서 열린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현대건설 인수는) 큰 틀에서 가게 될 것”이라며 “만약 현대가가 인수에 나선다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장자가 중심이 돼 가져가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 정주영 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인 셈이다.
정 회장은 이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집안 모임은 따로 없었고 집안끼리 합의된 것도 아무것도 없다”면서 “(현대건설은)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이 가져 가는 게 순리에 맞다”고 강조했다. 현대ㆍ기아차와 KCC,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 오너들간에 현대건설은 현대ㆍ기아차가 인수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항간의 소문을 부인한 것이다.
이날 추도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정몽익 KCC 사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훈 성우전자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범 현대가 형제들이 총출동했다. 또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도 자리를 함께 해 고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정은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이날 청와대 행사 관계로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최근 만도의 성공적인 재상장 이후 맞은 아버지의 추도식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