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천안함 침몰] 시민들 충격 속 관련 뉴스에 촉각

육·해·공군 잇단 사고소식에 "자녀 군대 보내기 무섭다"<br>지자체들 축제성 행사 취소, 실종자 무사귀환 기원도

천안함 침몰사고가 사흘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속보가 나오는 TV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박서강기자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사고를 접한 시민들은 3일째 원인규명이 안되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군 당국이 일부러 원인을 숨기고 있다'는 '음모설'까지 나돌며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천안함 인양이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회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들 불안 극에 달해=사고 직후 북한군의 공격 등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불안한 주말을 보내야 했다. 인천에 사는 주부 최모(35)씨는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TV로 지켜보던 중 '우리 측 해군함정이 침몰했으며 북한 측 공격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뉴스속보를 접하고 깜짝 놀라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웠다"며 "오랜만에 날씨 좋은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갈 계획이었는데 취소하고 집에서 온종일 관련 뉴스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최경호(36ㆍ가명)씨는 "최근 화폐개혁 등의 실패로 북한 정국이 매우 불안한 가운데 나온 금강산 부동산 몰수발언에다가 이번 천안함 침몰 사태까지 북한 관련설이 제기되고 있어 이러다 무슨 일 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자녀 군대 보내기 무섭다"=이번 천안호 침몰로 실종 군인들 가족 못지않게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군에 자녀를 보낸 부모 및 가족들이다. 특히 지난해 말 육군의 곡사포 포탄 폭발사고 및 이달 초 공군 전투기 2대가 추락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안돼 해군에서 또다시 벌어는 등 육ㆍ해ㆍ공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사고가 잇따르자 군복무자들의 가족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아들이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주부 최경미(51)씨는 "군 사고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제대가 두 달여 남은 아들이 걱정돼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라며 "아들의 무사제대를 위해 한동안 뜸하게 다녔던 절을 자주 찾으며 하루하루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역 축제성 행사 취소=방송사들도 각종 오락 프로그램 방영을 취소하고 28일 오후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린 시민 걷기대회에서도 축제성 행사들이 취소되고 경건하게 행사가 치러지는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오락성 지역행사를 가급적 자제한 채 차분한 마음으로 실종사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하루를 보냈다. 천안함이 인천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지 3일째이자 3월의 마지막 휴일을 인천 시민들은 실종 장병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구조되기를 기원하며 평온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백령도를 비롯해 서해 5도 및 덕적도ㆍ이작도 등 서해 섬과 인천 사이 12개 항로의 여객선은 정상 운항됐다. 북한 개풍군과 불과 2.3㎞ 떨어져 있는 강화평화전망대에는 이날 평소 휴일과 같은 1,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몰렸다. ◇인터넷에 '음모설' 난무=해군 복무 경험이 있다는 한 네티즌은 "해군 함정에서 조타수(운전)로 항해도 해봤지만 천안함 정도 규모의 배가 이렇게 쉽게 두 동강이 났다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며 "(당국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며 유가족을 생각해 조속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치인과 군이 무슨 질타를 받을 것을 우려하고 진실 파악을 일부러 늦추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기보다는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