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8월 11일]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 만들자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DHL 같은 글로벌 물류 회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화물연대 파업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이 끝난 뒤 한 포럼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그렇다. 우리에게 제대로 된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를 만드는 게 절실하다. 여전히 동아시아는 급팽창하면서 물동량 역시 급증하고 있고 우리는 동아시아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물류 잠재력이 가장 높다.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 육성은 물류 허브 육성으로 이어지고 다시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직결돼 경제난 해결의 실마리이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 달성의 첩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아시아 앞마당을 유럽 등 선진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에 내줄 상황에 처했다. 우리 물류업계는 글로벌 선진 물류회사와의 경쟁은 ‘바위에 계란치기’라며 아예 포기하거나 관심 밖이다. 정부는 물류와 관련해 뭐가 중요하고 절실한지 생각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 장관의 기대가 단지 기대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도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있다. 독일 우정부문의 민영화로 탄생한 DHL, 네덜란드 우정부문의 민영화로 생겨난 TNT가 본보기다. 도이치포스트(Deutsch Post)는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정부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주식회사로 변신하면서 특송 회사인 미국의 DHL, 항공ㆍ해운운송회사인 단자스, 유로 익스프레스 등을 사들여 DHL이라는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통합, 지난해 매출 100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1994년 우정부문 공기업 ‘PTT포스트’의 지분 30%를 민간에 매각한 후 호주 글로벌 물류기업 TNT 등을 인수하며 물류회사로 탈바꿈, 연매출 14조7,000억원(2005년 기준)의 글로벌 물류플레이어로 성장시켰다.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의 문턱이 높다지만 불과 15년 내외의 시간차다. 우리 우정사업본부도 3만명 이상의 공무원을 거느리고 6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정부가 종합물류기업 육성제도를 운용하는 등 물류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백년하청이다. 오랜만에 들어선 물류 출신 장관이 이명박(MB) 정부의 민영화 분위기를 잘 살려 글로벌 물류 플레이어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랜드 플랜을 세우고 희망을 심어주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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