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亞 신흥국, 일본發 인플레 압력 커진다

지진·원전사태로 원자재등 수요 급증<br>철광석·반도체·식품·천연가스 값 들썩<br>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카드 만지작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가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한층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진 피해로 공급 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상품은 이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데다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으로 일본산 수산물과 곡물 공급이 급감해 신선식품 등 식료품 가격도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본의 재해복구 과정에서 늘어나는 원자재 수요까지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잡기에 골몰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불거진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는 치솟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도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지진 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아시아 각국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과 교역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물가상승 압력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상품은 이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WSJ는 아시아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스팟 시장인 D램익스체인지에서 거래되는 D램 반도체 가격이 지난 11일 대지진 발생 이래 8%나 올랐다고 전했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원자력을 대체할 전력 수요가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액화천연가스 가격도 이 기간 중 1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산 식품 공급이 방사능 오염 우려로 급감하면서 식료품 가격 인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까지 전국 13개 도ㆍ현에서 수산양식업 관련 피해가 접수된 가운데 쓰나미의 직격타를 입은 이와테(岩手)ㆍ미야기(宮城)ㆍ후쿠시마 등 3개 현에서는 "거의 전 지역에서 양식장이 파괴된 상황"이다. 여기에 방사성 물질이 인근 바다와 토양을 오염시키면서 일본의 수입 수산물 및 신선식품, 곡물 등 각종 수입 먹거리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보도했다. 전력공급과 인프라 복구를 서둘러야 하는 일본에서는 이 밖에도 철광석, 목재, 석탄과 같은 원자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미 고공행진 중인 각종 원자재 가격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높았던 물가 부담에 이처럼 일본 대지진의 '후폭풍'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되자 각국 중앙은행들은 서둘러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9%에 달했던 중국의 경우 3월에 물가 상승폭이 5%를 웃돌고 6~7월에는 6%까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4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이달 초가 금리 이상 재개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세계의 생산설비가 집결돼 있는 중국에서는 대지진 이후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높아져 물가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이 밖에 대만 중앙은행도 물가상승 우려로 지난달 31일 0.1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인도와 필리핀도 일본 지진발생 이후 통화 긴축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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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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