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카스피해 석유개발 속도 붙는다

석유公, 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 지분 일부 인수<br>한국, 작년부터 본격 진출 '자원의 寶庫' <br>카자흐 육상광구선 이미 탐사작업 진행<br>세계 각국 '제2의 중동잡기' 각축전 치열



한국의 카스피해 석유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11일 한국석유공사가 이 나라 국영석유사인 소카르(SOCAR)사와 카스피 해상에 위치한 이남(INAM) 광구 지분일부를 인수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스피해 지역은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 미개척 에너지의 보고. 미국ㆍ러시아ㆍ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과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뒤엉켜 석유를 확보하기위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태이다. 이들 카스피 연안국은 한국에 대해 호의적이고, 개발여지가 아직 많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확인매장량 최대 400억 배럴 = 러시아와 접경을 이루는 카스피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로 남북길이 1,200km, 동서너비 300km, 총면적 40만㎢에 달한다. 카스피해를 둘러싼 국가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이란 등 5개국이다. 이 지역의 석유확인매장량은 기관에 따라 추정치의 차이는 있지만, 165억배럴(미국 에너지정보청)에서 394억배럴(석유컨설팅 기관 우드맥킨지)에 달한다. 이외에 가능 매장량은 2,300억배럴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가별로는 탠기즈 유전을 끼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확인매장량이 90억 배럴로 가장 많으며 이어 아제르바이잔이 70억배럴에 달한다. 러시아도 이 지역에서 7억5,000만 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했다. 천연가스의 확인 매장량도 219조cf(입방피트)에 달하며 가능매장량은 293조cf에 달한다. 카스피해의 석유생산량은 하루 163만배럴로 전세계 공급량의 2.1%(2003년 기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외국석유회사들이 석유개발부문 참여로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오는 2015년에는 하루 380만 배럴로 생산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남광구 최대 20억배럴 매장 = 한국석유공사가 MOU를 체결한 이남(INAM) 광구는 아제르바이잔령 카스피해 중부에 위치하며 매장량이 20억배럴로 추정된다. BP가 운영권자다. 석유공사는 기술평가 등 타당성 검토를 거쳐 유망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SOCAR사 보유지분 중 일부를 매입하는 지분참여계약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 보유지분 현황은 SOCAR 50%, BP 25%(운영권자), Shell 25% 등이다. 카스피해 지역 석유에 대한 한국의 시장개척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남 광구외에도 카자흐스탄의 육상 ‘아다’ 광구에 대해 탐사작업 중이고 카스피해내의 ‘잠빌’광구에 대해 본계약 체결 협상을 진행중이다. 특히 잠빌 광구는 매장량이 16억6,000만배럴로 추정되는데 한국의 카스피해 첫 진출 사업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프로젝트다. 이밖에 세림제지가 카자흐스탄 육상광구인 웨스트보조바, 사크라마바사 등 2개 광구에 대한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카스피해 지역은 우리나라 석유개발의 전략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우리에게 호의적이어서 협력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노강호 ㈜SK 해외협력단부장도 “카스피해 원유는 품질로도 상급에 속한다”며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협력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프라인 신경전 치열 = 카스피해를 둘러싼 국제간의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달 초 딕 체니 미국부통령은 카자흐스탄을 방문, 천연가스 수출 문제를 논의했다. 또 지난달말 조지부시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가스관 건설문제를 논의했다. 카스피해 지역에서 러시아의 입김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카스피해는 내륙해로서 수출 파이프라인이 각국의 석유생산 및 수출에 주요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현재 사용중인 파이프라인은 생산능력 증대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새 파이프라인 건설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건설된 파이프라인은 모두 러시아를 경유하도록 건설됐다. 카자흐스탄 최대의 유전지대인 아티라우에서 러시아의 흑해 항구 노보로시스크을 연결하는 1,560㎞의 CPC라인은 카스피해의 석유를 유럽에 수출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지배력은 절대적이었다. 이러한 러시아의 입김 약화를 위한 미국 등 서방국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카스피해 연안의 아제르바이젠 바쿠에서 그루지야의 트빌리시, 지중해에 접한 터키의 세이한까지 이르는 1,770km에 달하는 BTC송유관을 건설한 것이다. 다음달 전구간 개통될 이 송유관은 하루 100만배럴을 수송한다. 노무현대통령도 이날 완공을 앞둔 BTC송유관의 시발점인 바쿠의 상가찰 오일터미널을 시찰, 관심을 나타냈다. 또 카자흐스탄의 동쪽과 국경을 접한 중국은 카자흐스탄 중부에서 중국을 잇는 송유관을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러시아는 PC라인을 동시베리아로 확장해 카스피해에 대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