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29일] 씁쓸한 성수기 항공 요금 인상

올 들어 항공업계가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ㆍ4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2ㆍ4분기 실적에서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역시 2ㆍ4분기 매출 2조8,000여억원, 영업이익 3,500여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3ㆍ4분기 여객, 4ㆍ4분기 화물 성수기와 맞물려 항공업계의 실적은 더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은 요금 인상을 선언했다. 다음달부터 일부 국제선 노선의 여객 공시운임을 3~10% 올린다는 것.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은 앞서 지난해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을 올렸다. 국제선뿐 아니라 제주노선의 주말 항공요금도 사실상 약 10% 인상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노선배분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업계 1~2위가 유독 요금인상에서만큼은 시기와 정도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항공료 인상 때문에 여름 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졌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연수나 출장을 꼭 가야만 하는 이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항공권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여행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다. 특히 여행사에 주로 적용되는 단체요금의 경우 15% 가까이 올랐다. 이마저도 티켓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 이 때문에 항공사들이 공급이 달리는 티켓을 무기로 당초 얘기했던 가격보다 비싼 요금을 적용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여행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물론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데는 이의를 달 수 없다. 하지만 대기업에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 역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바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들은 잇단 요금인상으로 당장의 매출이 늘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항공업계가 비싼 항공요금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상생협력을 바라는 중소 여행사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장삿속만 챙긴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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