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社 韓·中법인 亞거점 쟁탈전

중국법인, 낮은 생산원가 무기 한국법인, 시스템혁신·연구개발로 '아시아 거점으로 자리잡아라.' 외국 기업들의 한국과 중국 현지 법인들이 아시아 거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법인들은 저렴한 생산원가를 무기로 빠르게 아시아 거점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법인들은 생산 시스템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ㆍ개발 부문에 주력하면서 '중국바람'을 잠재우려 노력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외국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중국 법인과 한국 법인간에 동일한 시장을 놓고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엘리베이터 업체인 오티스는 80%의 지분을 투자한 한국의 LG오티스와 중국의 오티스텐진, 오티스 광저우 등 5개의 합작법인 간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법인들의 시장 점유율은 총 23%, LG오티스는 중국시장 점유율이 5%로 중국 법인 전체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개별법인보다는 높다. LG오티스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높은 기술력으로 지난 1ㆍ4분기동안 2,800억원의 중국 수출과 1,500억원의 국내 매출을 올리는 등 아시아 거점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올해부터 중국 법인과 본격적인 경쟁을 펴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과 미국 제록스가 50:50의 지분으로 세운 후지제록스는 올 초 미국 제록스가 지분 25%와 중국법인을 파트너인 일본 후지측에 넘겼기 때문. 최근 한국후지제록스는 중국 법인이 국내 법인보다 낮은 원가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자극받아 국내 공장의 원가 절감을 이루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지난 99년 생산기지였던 파주 공장을 매각하고 현재는 연구ㆍ개발에만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모두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판매법인과 연구소의 역할에 주력하는 것이 경쟁력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난해 21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델파이코리아는 대우차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ㆍ태 지역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아시아거점의 위상을 확립하고 있다. 이는 아직도 국내 자동차 부품 수요가 큰데다 국내 부품 협력업체들의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 그러나 최근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어 델파이 차이나의 위상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델파이 코리아는 한국 합작사들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전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완전한 공급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한국 법인들의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중국 법인들에 쉽게 아시아 거점의 자리를 내주지는 않겠지만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중국법인들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홍병문기자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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