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독자토론] SK텔레콤, 신세기 인수

◇「사업자간 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趙晨(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경제학박사) 이동전화시장에 경쟁도입 후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2~3년만에 40%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선발사업자의 이같은 점유율 급락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서비스 개시후 불과 1년만에 자신보다 1년 6개월 먼저 서비스를 제공한 신세기통신을 추월했다. 이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지분 참여가 국내 이동전화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더구나,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유독 요금 등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신세기통신에 지분을 참여해도 이동전화시장에 대해 선발사업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AT&T, BT, NTT, 보다폰 등 외국의 대형 통신사업자들은 유선과 무선, 인터넷, 위성, CATV, 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제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우리도 하루 빨리 사업자간 구조조정을 추진, 이러한 추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껏 국내 이동전화시장에서 민간 주도의 자율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중복 및 과잉투자에 따른 자원 낭비가 막대했다. 이번 SK텔레콤과 포항제철간 전략적 제휴는 통신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 및 소비자 후생 증대라는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통신산업의 질적인 경쟁력을 한 단계 이상 높이는 계기가 되는, 매우 모범적인 사업자간 자율적인 구조조정 사례가 될 것이다. SK텔레콤과 포항제철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과잉 중복투자의 방지, 주파수자원의 효율적 활용, R&D투자의 확대 등을 통해 약 4조원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요금 인하 및 통화품질 개선 등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나아가 이번 전략적 제휴에 참여한 기업들은 각사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게 됨으로써 업종 전문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정부정책에도 부응할 것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허용은 시장 와해 초래」 - 李光洙(한국통신프리텔 정책협력총괄이사)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인수 확정」 이는 최근 연일 신문 지면을 뒤덮은 제목임과 동시의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사실상 SK텔레콤 독점체제로 회귀함을 나타내는 극명한 팩트(FACT)다. 이번 인수는 경쟁사 흡수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로 공정 경쟁체제 붕괴 및 지배적 지위 남용의 우려로 기존 시장질서의 틀을 와해함은 물론 이동전화 시장의 균형 발전과 소비자 보호 및 창의적 기업활동을 저해할 수 있어 그 파장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공정거래법도 「기업 결합을 통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되거나 제1위 사업자가 되는 경우 기업결합을 금지토록」하고 있다. 다만 기업결합을 통한 효율성 증대가 그로 인한 경쟁제한 폐해보다 큰 경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SK가 인수하려는 신세기통신은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수천억원의 흑자가 발생함에 따라 산업합리화 대상으로 고려할 수도 없다. 또 SK는 세계 7위의 이동전화회사로서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러한 예외조항에도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은 기업결합을 자국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동일 지역 내에서 동일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간 결합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최근 미 연방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독점판결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의 경우도 이동통신사업자간 제휴는 지배적 사업자인 NTT도코모와 후발 사업자간의 효율적인 경쟁을 위한 전략적 제휴이며, 또한 서비스 지역을 달리하는 사업자간 제휴를 통해 전국망을 확보하려는 것이어서 이번 SK와 신세기의 결합과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 결론적으로, 후발사업자의 존립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이번 인수합병을 정부당국에서 허용한다면 특정재벌에 대한 특혜 의혹 및 각종 부작용이 당장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정부의 현명한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