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되면 하반기부터 새로운 구상"
盧대통령 발언 관심… 靑선 "특별한 관심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밝힌 '새로운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덕수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하는 자리에서 "우리 경제는 상반기의 어려움만 잘 넘기고 상승기조가 자리잡히게 되면 하반기부터 새로운 구상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하반기 새로운 구상' 언급은 언뜻 뭔가 지금까지 거론된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라는 메시지로도 들린다.
과천 관가에서는 정권 출범부터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부양책의 후유증'을 안고 출발한 참여정부가 경제난국을 헤쳐온 끝에 하반기부터는 보다 소신을 가지고 국민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관심은 '새로운 구상'의 방향이다. 지금으로서는 두 가지 전망이 가능하다. 첫째는 경제가 나아지는 만큼 분배를 보다 중시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구체적인 새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후자 쪽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정부가 실용주의 경제노선을 확고히 다지고 있는데다 신임 부총리도 기존 경제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정과제이면서도 당면현안에 밀려나 있는 동북아 중심국가 실현 등이 '새로운 구상과 새로운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참여정부는 동북아 중심국가 실현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후자가 설득력이 높은 편이다. 통상전문가인 한 부총리가 대외개방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낙후된 교육과 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과 경쟁력 확보에 더욱 신경을 쓰자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청와대는 그러나 '새로운 구상'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김만수 부대변인은 "새로 임명된 장관은 의욕이 넘치게 마련인데 일단 산적한 경제현안부터 차분히 풀어가는 것이 우선 순위라는 취지를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입력시간 : 2005-03-15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