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황우석 파문 중간조사 발표] 과학계 반응

"한국 과학 재도약 계기로" <br>"일부의 잘못… 전체 과학계 매도돼선 안돼" <br>"기초연구지원 강화·재발방지장치 마련해야"

설마 했는데… 서울대 조사위원회(위원장 정명희)가 23일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 고 결론을 내리자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서울대병원 외래환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과학계는 이미 상당히 발전해 있으며 이번 일로 국내 연구 전체가 불신받는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는 과학계의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또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의 자정능력이 밝혀진 만큼 관련 학자들은 이번 사건을 엄정히 처리해 국내 과학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공학부 교수는 “이번 사건은 황 교수 개인과 황 교수 팀의 과오일 뿐 한국 생명과학계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며 “국내 수만명에 이르는 생명과학자와 생명과학도 중 극히 일부의 잘못이며 줄기세포도 황 교수만 연구하는 것이 아닌데 이 사건으로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생명과학이 큰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일로 국내 연구성과가 외국에서 불신받는다는 것도 과장”이라며 “요즘은 국내 학자들의 논문이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1년에 몇 편씩 게재될 정도로 한국 과학계가 발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일이 과학에는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안된다는 각성의 계기가 됐고 국내 자체적으로, 그것도 대학원생들이 다 밝혀낸 것인 만큼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개인의 비리가 척결되면 사회는 더 깨끗해지는 법이니 언론이나 정부가 너무 나쁜 면만 부각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류범용 중앙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역시 “이 일이 국익 실추라고 볼 수는 없다. 미국 같은 경우도 이 같은 조작 사건이 계속 일어난다”며 “핵심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국수주의에 빠져 부정을 감싸다가는 우리 과학계가 세계 무대에서 도태된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황 교수 문제 처리도 국제적 사례에 맞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 과학계가 국제적으로 떳떳하다”고 말했다. 서활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우선 복제기술 자체가 매도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황 교수 외에도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해 가축을 생산하는 등 본연의 연구를 행하는 분들이 많은데 싸잡아서 다 못 쓴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너무 실용화 연구에 치우쳐 있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도 그런 면에서 마치 줄기세포로 당장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데 당장 실용화될 것처럼 하다 보니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이런 분위기를 쇄신하고 기초연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문제는 이번 같은 조작 문제를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우리 과학계에 없다는 것”이라며 “외국 대학에 연구의 진실성(integrity)을 검증하는 기관이 있는 것처럼 우리 대학이나 학회에도 검증하는 기관을 둬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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