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동부하이텍 하반기에 재매각 추진

채권단 "실적 좋아져… 경영정상화 상황 보고 결정"

채권단이 올 하반기 중 동부하이텍(000990)의 재매각을 추진한다. 우선 동부하이텍의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기업가치를 올려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것이다.


26일 투자은행업계(IB)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동부하이텍의 매각 작업을 중단하고 경영 정상화를 먼저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4분기부터 업황이 개선되면서 동부하이텍이 자체적으로 굴러갈 만큼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면서 "적어도 6월 말까지 영업 상황을 지켜본 후 매각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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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말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 IA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계약이 무산됐고 최근까지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중국의 SMIC도 돌연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매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채권단은 동부하이텍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고해상도 패널 수요 증가로 주력제품인 드라이버 IC칩의 가동률이 늘면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업황 호조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굳이 무리해서 매각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향후 제값을 받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실제 산은 등 채권단은 당장 이달 말부터 적용되는 동부하이텍의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같은 조건으로 내주는 대출) 이자율을 대폭 낮춰 경영정상화를 측면지원하기로 했다. 동부하이텍은 내년 만기인 신디케이트론(약3,800억원)에 대해 10% 중반대의 이자를 내왔는데 채권단은 이를 절반 수준으로 깎아주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부하이텍은 연간 약 3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채권단의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을 벌일 때 (잠재 인수후보자 측에서) 높은 이자비용을 줄여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이자 비용까지 줄면 동부하이텍의 기업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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