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운용방안 시급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부족으로 두 차례나 위기를 겪은 경험 때문에 "앞으로 더 쌓아야 한다"는 주장과 과잉보유에 따른 관리비용 등을 이유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어느 정도의 외환보유액이 적당한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은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를 경우 우리나라의 적정보유액은 1,500억달러 정도로 추산되므로 지난 4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배나 많은 규모다. 그러나 글로벌화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IMF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2,000억달러를 넘는데도 불구하고 단기외채의 일시적인 유출로 위기를 겪었다. 외환보유액은 가능한 한 많을수록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많을수록 관리비용을 포함해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3,0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비용만도 연간 6조~7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외환보유액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통화증발 효과 때문에 물가불안 요인이 되기도 한다. 국제수지 동향과 외국인투자 유입추세 등에 비춰 앞으로 상당기간 외환보유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약달러와 무역ㆍ경상수지 흑자지속, 외국인투자자금의 국내유입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차적인 과제는 외환보유액 운용능력을 키워 부담을 줄이는 일이다. 우선 외화자산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운용전략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의 경우 보유외환을 해외자원 개발과 투자로 돌려 물가불안 해소와 수익률 제고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달러화에 편중된 외환보유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외환보유액 중 달러자산 비중은 63.9%로 세계 평균보다 2.3%포인트,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평균(58.3%)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제결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위안화 비중확대 등 효율적인 외환운용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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