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축은행 대출 '물타기' 부작용 선제적 차단

저축은행 부실PF 캠코에 추가 매입 요청<br>일부 몸집 늘리고 연체율 줄여 부실 축소 의혹<br>솔로몬은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 통해 자본확충


금융감독 당국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각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다시 꺼내든 것은 저축은행 업계의 PF 문제가 다시금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주요 대형 저축은행들이 PF 잔액과 전체 대출을 늘려 PF 연체율과 대출비중을 줄이는 '물타기' 의혹까지 제기돼 감독 당국이 손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자산관리공사(KAMCOㆍ캠코)가 운용할 수 있는 부실채권 매입자금(구조조정기금)은 약 10조원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받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대출 늘려 부실 축소 의혹=솔로몬ㆍ부산 저축은행 등 자산규모 10위 이내 저축은행들의 지난 해 12월 말 현재 PF 연체율은 6.89%다. 지난해 6월 말의 7.56%에 비해 0.67%포인트나 개선됐다. 건전성이 좋아진 것 같지만 이는 PF 대출잔액이 늘어나면서 생긴 착시효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같은 기간 10개 저축은행의 PF 연체금액은 약 95억원 줄었지만 PF 대출금액은 무려 3,893억원이나 늘어났다. 다시 말해 분모를 늘려 전체 연체율이 줄였다는 것이다. 10대 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가 전체의 절반을 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전체 대출금액에서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하로 맞춰야 하는 '30%룰'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현재 이들 10개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PF 비중은 22.69%로 6월에 비해 1.7%포인트나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몸집을 급속하게 불리면서 생긴 일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출을 많이 늘려 연체율과 대출비중을 줄이는 경우가 생긴다"며 "6개월 정도 이후에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감독 당국 추가압박 나선다=감독 당국은 저축은행들이 국내 신규 PF를 취급하는 것을 사실상 억제할 방침이다. 부실채권 매입이라는 당근을 업계에 제시해주는 만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사실상 국내 신규 PF 취급도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PF 대출잔액 자체를 줄여야 하며 전체 대출을 늘려 PF 문제를 숨기지 못하도록 지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국의 요구에 업계에서도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솔로몬저축은행그룹은 ▦솔로몬 450억원 ▦경기솔로몬 200억원 ▦부산솔로몬 100억원 등 총 750억원의 후순위채를 연 8.1%의 금리로 발행한다. 또 자산재평가를 통해 삼중 구조의 자본확충을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총 1,000억원대 규모의 자본확충이 이뤄진다고 솔로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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