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청년취업 현장에 답 있다


청년취업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월 20대 고용률은 55.3%로 구직기간의 기준이 4주로 바뀐 199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2012년 2월과 대비해도 2.8%포인트 하락해 모든 연령대 가운데 하락폭이 제일 컸다. 20대 실업률은 9.0%로 2년 전인 2011년 3월의 9.3%이후 제일 높았다. 2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7%로 지난해 12월(60.6%)를 제외하면 199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자리를 잡지 못하자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 자체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청년고용특별촉진법의 개정으로 내년부터 3년간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정원의 3%를 20대 청년으로 채용하는 것이 의무화돼 20대 청년의 일자리는 약간 늘어날 전망이지만 30대 청년들에 역차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좋은 직장인 공공기관에 취업하기 위해 몇 년간 준비하던 젊은이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일 것이다.


대졸학력 스펙쌓기 직무수행과 괴리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은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가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정부도 노력하고 많은 대기업과 공공기관도 호응해 고졸취업 성공시대가 열렸지만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청년들은 대학에 가서도 취업을 위해 어학연수ㆍ봉사활동 등 스펙 쌓기에 열심이지만 실질적으로 취업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인사담당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나와도 좌절되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대학을 가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학력중심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일생을 거쳐 출신학교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핵심국정과제의 하나로 능력중심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며 능력중심사회로 가는 밑받침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제도(National Competence StandardsㆍNCS)'를 제시하고 있다. NCS는 근로자가 산업체 현장에서 수행하게 될 직무 수준과 내용 그리고 이때 필요한 지식ㆍ기술 등을 인력의 수요자인 산업계가 중심이 돼 체계적으로 분석해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사업주가 채용하고 활용하기를 원하는 인력이 갖춰야 할 현장 직무수행능력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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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가 국자자격체계(National Qualifications Framework)와 함께 구축될 때 우리 사회는 학력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고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인력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는 대학을 포함한 각급 학교의 학위, 특성화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고용노동부의 훈련기준, 국가기술자격, 국가공인 민간자격 등 국가가 인정하는 다양한 교육ㆍ훈련 분야의 표준과 자격이 있다.

그러나 이들 표준과 자격은 개발한 주체가 서로 다르고 각 표준과 자격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도 상이하기 때문에 특정 교육훈련을 받고 난 후 다시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별도의 학습을 수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들 표준과 자격은 인력의 공급자인 교육훈련기관이 중심이 돼 개발돼 인력의 수요자인 산업계가 요구하는 내용이 각 표준과 자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산업현장서 이용가능한 능력 키워야

결과적으로 기업에서는 신규인력에 대한 재교육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필요 이상의 학력과 스펙을 쌓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NCS체제가 구축되면 대학을 꼭 갈 필요가 없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일을 배운 후 직무수행능력을 높여 해당 국가자격을 획득하면 대졸자와 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또한 NCS 체제가 구축돼야 정부의 '선취업-후진학'정책으로 취업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몇 년간 일한 후 대학으로 진학하는 사태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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