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에 대비, 반세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기준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재 1%인 은행간 단기 금리를 내년 6월 1.5%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 12월에는 또 다시 2.3%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금리 선물 시세가 움직이고 있다.
특히 선진 7개국(G-7) 중 가장 뚜렷한 경기 회복세 속에 가장 높은 인플레(2.9%)를 보이고 있는 영국이 올해 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선진국들의 금리 인상 러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현재 2%인 유로 금리도 내년 말 2.8%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통상 경기 침체 종료 2년 후부터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며 인플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에 따라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에 나서는 데 올해 하반기부터 이 같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지난 2001년 11월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가 끝났기 때문에 과거 경험상 FR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아직 디플레 우려가 있지만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1~1.5%)을 훨씬 웃도는 2.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시장에서 벌써부터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경기 회복은 과거 경기 사이클과 달리 회복 속도가 더디고 특히 미국의 경우 실업률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통화 당국이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은 통상 경기 회복기에 4.7%의 성장률을 보여왔는데 지금은 2.7% 성장에 그치고 있고 고용도 4% 증가율을 보였는데 오히려 실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도 지난 8월까지 1년간 소비자 물가가 0.3% 떨어지는 등 여전히 디플레 우려가 남아 있어 통화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주요 선진국들이 지난 2001년 증시 거품 붕괴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처음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져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