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환경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골자로 한 교토의정서를 탈퇴, 유럽과 일본등의 반발을 사왔다. 외신들은 이번 고어 전 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부시 대통령의 국정 실패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 타임스는 “기후 온난화 문제는 개인이나 과학자 집단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맡아야 하는 임무”라며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그러한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 20년 동안 끊임없는 비난과 회의 속에서도 지구 온난화의 문제점을 계속 제기해왔다”며 “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인기없는 부시 대통령에게 또 한번의 좌절을 안겼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오는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제13차 기후변화 협약 총회에서 미국이 교토의정서의 취지에 맞춰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합의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백악관은 고어 전 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직후 “기존의 환경 정책에는 결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부시 대통령과 환경 정책에서 차별화 된 노선을 걷고 있는 고어 전 부통령의 선명성은 더욱 두드러지는 셈이다.
때문에 고어 전 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을 등에 업고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는 노벨 평화상 수상 직후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