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조류독감(H5N1)이 동유럽을 거쳐 영국과 스웨덴, 독일 등 유럽 안방을 휘젓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륙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에서는 날계란을 먹지 말 것을 권유하는 등 사람전염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미 지질조사국의 국립야생동물건강센터의 크리스토퍼 브랜드 소장은 “조류독감 바이러스 보유한 채 아프리카 등지에서 겨울을 나고 내년 봄이나 여름에 다시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철새들 가운데 일부가 베링해협을 통해 알래스카로 건너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들에 의해 알래스카에 서식하는 조류들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유행한 조류독감은 지난 여름 아시아에 서식하는 조류들로부터 시베리아에 둥지를 튼 야생조류에 전파된 것으로 이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인도나 방글라데시, 혹은 지중해 동부와 아프리카 등지로 이동하면서 조류독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올 가을에는 이들에 의한 조류독감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내년 가을에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5일(현지시간) 날계란과 익히지 않은 가금류 등 식품을 통한 조류독감의 사람감염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Efsa의 헤르만 쾨터 과학담당 국장은 “이론적으로 조류독감에 걸린 닭의 혈액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섭취할 경우 바이러스가 위에서 완전히 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날계란을 먹지 말고, 닭 등은 가열해 먹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중국 후난성에서 지난 주말 조류독감에 걸린 닭 545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26일 전했다. 이는 최근 네이멍구와 안후이성에 이어 발생한 것으로 중국 전역에 조류독감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 조류독감이 7차례나 발생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26일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 2건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관영 안타라 통신이 보도했다. 하리아디 위비소노 인도네시아 보건부 동물 전염병 통제국장은 그러나 “이는 새로 발생한 사례가 아니며 조류독감 감염 사실이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인도네시아에서 조류독감에 걸린 환자가 사망함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네시아에서 총 4명이 조류독감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