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IMF뛰어넘기 신경영바람] 과감한 아웃소싱

한화그룹 계열의 한화투자신탁은 지난달말 미국의 투자전문회사인 얼라이언스 캐피탈사와 경영권 위임계약을 체결해 관심을 모았다. 외국기업과 단순한 계약체결이 국내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것은 「경영권의 외부조달」이라는 극히 이례적인 계약내용 때문.한화투자신탁은 이번 계약에서 얼라이언스측에 앞으로 4~7년 동안 자산운용과 인사권을 포함한 경영전권을 넘겨주기로 한 것이다. 얼라이언스사는 자사의 국제적 영업망을 이용해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뮤추얼펀드도 설립키로 했다. 한화의 이번 계약은 경영권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경영권 아웃소싱의 한 형태. 말하자면 대가를 주고 회사의 경영을 전문기업에게 맡긴 셈이다. 경영권의 외부조달 사례는 외국에서는 보편화되고 있으나 경영권에 대한 집착이 유별난 우리나라 기업에서 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아웃소싱(OUT SOURCING)은 기업내부의 일부 기능과 업무를 외부의 전문업체나 기관에 맡기는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하청과 다른 점은 기업이 목표달성을 위해 자사의 핵심역량을 포함한 모든 기능에 외부자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들어 기업의 일부기능에 국한됐던 아웃소싱이 연구개발, 나아가 경영권까지도 외부에 맡기는 등 질적, 양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 이에 대해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웃소싱은 비용절감, 조직 슬림화, 취약부문의 경쟁력 강화 등 기업체질을 강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IMF체제를 계기로 더욱 과감해지고 양적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웃소싱의 바람이 제품이나 설비, 물류 등 일부기능 중심에서 최근에는 사람과 연구개발, 나아가 경영권까지 전문가의 손에 맡기고 있다는 것. 삼성정밀화학은 신기술 개발이 어려운 신약 및 정밀화학분야의 연구개발 부문을 외국의 전문연구기관에 맡기기로 하고 외국의 벤처연구소를 물색하고 있다. 연구를 맡기거나 개발이 완료된 첨단기술을 사버리는 것이 오히려 싸고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 LG, 대우전자 등 가전업계는 최근 자사의 서비스부문을 모두 별도법인으로 떼내 이들 전문서비스회사에 자사의 서비스를 모두 위임하고 있다. 또 충남방적은 최근 사내 정보화업무를 한국IBM에 넘기고 전산실을 아예 없앴다. 충남방적은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연간 3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469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웃소싱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이 9.0%, 중소기업이 12%로 평균 11.1%였으며 내년에는 28.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아웃소싱 붐에 힘입어 오는 2001년 국내 아웃소싱산업은 100조원을 넘어서는 등 21세기를 이끌 신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영권마저도 버리는 과감한 아웃소싱이 IMF탈출을 위한 경영의 새바람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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