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부문 강화에 ‘올인’하고 있다. 내년 2월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코앞에 다가온데다 최근 증시침체에 따른 수익악화와 신규 증권사의 대거 진입에 따른 경쟁심화를 돌파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 들어 전사적 차원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 중개 ▦글로벌 IB 인프라 구축 ▦IB 인력확대 등 IB 부문에서 새 수익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증권은 곧 미국 대형 금융회사의 국내 진출과 관련해 수조원대의 M&A를 위한 자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증권사가 외국 대형사에서 초대형 M&A건을 수주했다는 측면에서 국내 IB 산업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증권이 산업은행 IB 부문과의 적극적인 정보 및 인적 교류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 증권사와 은행 간의 IB 시너지 발휘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IB 업무능력 강화를 위해 홍콩에 리서치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 리서치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미래에셋증권(홍콩)과 우리투자증권(베이징)에 이어 세번째다. 삼성증권은 올해 말까지 20~30명 규모로 센터를 세우고 내년부터 가동에 돌입, 오는 2010년에는 인원을 1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또 현재 홍콩에 있는 해외 IB 업체 인수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IB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ㆍ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 등 상위 3개사의 IB 인력은 지난해 말 559명에서 지난달 말 728명으로 무려 30%나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119명에서 올해 말 170명으로 늘리고 삼성증권도 2010년에는 지금보다 두 배나 많은 5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자기자본투자(PI)도 늘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상반기에 업계 최초로 PI를 통해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했으며 대신증권은 PI 부문을 새로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