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주는 고기는 싫다

제3보(30~42)


최철한이 새로운 패턴을 들고 나온 데 대하여 김성룡의 독특한 해석이 있었다. “한국에서 실험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에 대해 뤄시허가 어느 정도나 공부해놓고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일종의 파워 테스트지요.” 뤄시허는 즉시 실전의 흑31로 반응했다. 계속해서 흑35로 끝내기의 권리를 행사했다. 한국의 실험 내용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흑31과 35는 매우 중요한 수순이다. 그냥 참고도1의 흑2 이하 8로 두는 것은 실전의 진행과 비교하면 5집 정도의 실리 차이가 있다. 프로에게 있어서 5집은 엄청나게 크다. 백38로 웅크린 것은 정수. 흑39로 한방 얻어맞는 것이 다소 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백38로 39의 자리에 뻗는 것은 가의 급소일격을 당하게 되어 그 아픔이 더욱 크다. 실전보 38로 나에 단수치면 참고도1의 방식으로 흑 3점을 잡을 수 있지만 최철한은 ‘주는 고기는 잡지 않는다’는 배짱으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백42가 놓였을 때 베이징 현지의 검토실에는 한 무리의 한국 청소년 기사들이 들어섰다. 이세돌, 류재형, 강동윤, 홍민표. 한국바둑리그 우승팀인 한게임의 멤버들이다. 우승 보너스로 중국 관광에 나선 길이었다. 그들은 흑이 참고도2의 흑1 이하 13으로 둘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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