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최근 각종 지표는 미국 경제가 천정에 달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7일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강력히 표시하면서 추가 금리인하가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와튼 경제연구소(WEFA) 등 미국 연구소들은 물론 주요 금융기관들도 잇달아 미 경제의 침체를 예고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이제 경기부양을 위한 FRB의 추가 금리인하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얼마나 효과적으로 경기침체에 대처할 수 있느냐가 미 경제계의 논점이 돼가고 있는 형국이다.
미 유력 투자은행인 J.P. 모건은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미 경제성장률(GDP)이 내년부터 제로성장으로 돌아서 2·4분기엔 마이너스 2%, 3·4분기엔 마이너스 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미국 경제의 호황을 떠받쳐왔던 양축인 개인소비와 기업투자가 내년 하반기부터 급속히 위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 살로먼 브라더스 등 주요 미 금융기관의 경제예측을 매달 집계하고 있는 잡지인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의 편집장 랜디 모어는 『경제학자들 대부분이 10월달 들어 내년도 미 경제전망에 회의적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며 『이제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위기로 미국의 기업 수익성이 악화, 설비 가동률이 떨어지고 기업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J.P. 모건의 경제학자 짐 오술리반은 『미국 기업들이 기존 투자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투자 위축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채와 미 재무부 채권 사이의 금리차(스프레드)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 그만큼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이 7일 경영학회 모임 연설에서 금리 추가인하를 시사하고 금융시장에 돈을 풀겠다고 강조한 것도 예상보다 심각한 미국경제 위축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의 9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100.9를 기록, 6개월째 내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다 미 주식시장도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주식투자로 상당부분 재산증식을 꾀해왔던 미국인들로선 소비규모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90년대 초부터 미 중산층은 뮤추얼 펀드 등을 통해 엄청난 주식투자를 해왔고 주식시장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구가, 재산 증식의 중요한 터전이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이른바 미국민들의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제 미국 경제의 호황 논쟁은 끝났으며 미 정부가 얼마나 경기위축의 가능성을 줄이는 대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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