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기업 노조들의 임금동결 선언 확산되길

임금동결을 선언하거나 사측에 임금결정권을 위임하는 대기업 노조가 늘고 있다. 특히 임금동결 선언 노조들이 과거 격렬한 활동으로 큰 홍역을 치른 곳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최근 민주노총 지도부의 파업자제 선언과 맞물려 올해 노사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GS칼텍스는 노조가 먼저 임금동결을 제의함으로써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코오롱도 임금동결과 성과급제 도입에 합의했다. LG필립스LCD와 효성기계 노조 역시 임금동결을 선언했으며 한일합섬 노조는 임금결정권을 회사에 맡겼다. GS칼텍스 노조는 3년 전 20일간 파업과 최고경영자 공개망신 퍼포먼스 등으로, 코오롱 노조도 장기파업에다 노조원들의 회장 댁 난입 등으로 지탄을 받았던 강성노조들이다. 이런 노조들이 임금동결을 제의하고 나선 것은 파업 등 극한투쟁이 노사 모두에게 손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두 노조는 그때의 강경투쟁으로 별로 얻어낸 것도 없이 형사처벌과 징계, 이미지 실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생산차질 등 회사의 손실도 막대했다. GS칼텍스 노조가 작년과 재작년에도 임금결정을 회사 측에 맡겼고, 코오롱 노조가 ‘조합원 권익보호와 관련 없는 정치와 이념을 위한 파업투쟁은 회사와 노조를 공멸로 몰아간다는 위기의식을 조합원들이 공유하게 됐다’며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은 노조의 변화 배경을 잘 보여준다. 회사가 경쟁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장을 해야 노조원들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은 새삼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다. 대내외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은 지금 사업구조 및 조직개편, 비용절감 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조의 임금동결은 회사의 부담을 덜어줘 경쟁력 제고와 위기극복에 큰 힘이 될 게 틀림없다. 또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고통분담은 인건비 부담의 협력업체 전가 현상을 막아 중소기업과 비정규직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해서 좋은 실적을 내면 노조는 성과급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으며 사측도 여기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그게 윈윈의 결과를 가져오는 상생의 노사관계다. 대기업 노조의 과다한 임금인상 요구 자제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