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한항공-아시아나 공중전

日·홍콩·영국등 수익성있는 노선잡기 치열지난 99년 11월부터 1년6개월간 신규노선 배분 제한조치를 받았던 대한항공에 대한 제재가 풀림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년반동안 나온 신규ㆍ증편노선 35개 가운데 34개를 아시아나가 차지함으로써 이제 양사는 국제선 운항횟수면에서는 상당히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올해 새로 배분될 일본 도쿄와 중국, 홍콩, 베트남, 영국, 칠레 등 노선 가운데 수익노선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규노선을 잡아라=정부는 지난 3월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중심 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 17개국과 항공회담을 열어 국제선 노선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상대국과의 협상을 거쳐 올해 안에 노선 배분이 가능한 곳은 일본과 홍콩, 영국, 캐나다, 벨기에, 베트남, 태국 등 7~8개 나라인데 이들 노선은 대부분 수익성이 있어 양 항공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서울~도쿄를 중심으로 만성적인 좌석난을 겪고 있는 일본노선의 경우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수요가 더 늘 수 밖에 없어 양사의 쟁탈전은 어느 곳보다도 치열하다. ◇양사 물밑 신경전 한창=이에 따라 두 항공사는 이들 노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측은 "우리가 제재조치를 받고 있던 지난 1년반 동안 아시아나는 주당 100회의 운항횟수가 늘어남으로써 이제는 실질적인 항공사의 영업력을 결정하는 주간 노선 회수에서 양사가 비슷해 졌다"며 "제재조치 해제를 계기로 과거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대한항공은 특히 "미주와 유럽 등 만성 적자 노선을 떠받치고 있는 수익 노선인 일본과 중국 노선이 아시아나에 편중돼 있다"며 "인천공항을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제1 국적 항공사를 경쟁력 있는 국제 항공사로 키우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측은 "대한항공이 1년여동안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양사가 공정경쟁을 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나측은 특히 "대한항공이 유럽의 런던과 파리 그리고 캐나다의 밴쿠버 등을 독점적으로 운항하고 있는데다 투입항공기도 대형인 반면 아시아나는 중ㆍ소형 중심이어서 지난해말 현재 두 항공사간의 매출액 비율이 7.26:2.74로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는 "이 때문에 공정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후발항공사에 대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단거리와 장거리 노선을 골고루 갖고 있어야 외국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가능한 만큼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큰 원칙 내에서 배분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운항횟수등 양사 격차 좁혀져 지난 99년 10월30일 대한항공은 노선배분 없이도 취항이 가능한 미국을 포함, 27개국 86개노선에 주당 363회를 운항한 반면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의 56% 수준인 14개국 47개 노선에 205회를 운항 했었다. 그러나 올 5월7일 현재 운항횟수를 보면 아시아나가 주당 274회로 늘어 대한항공(384회)의 71%를 넘어 섰다. 특히 근래에 개척된 중국노선의 경우 아시아나는 대한항공보다 운항횟수는 되레 더 많다. 하지만 항공기 보유대수는 아시아나가 56대로 대한항공(111대)의 50% 수준에 불과하고 항공기 좌석수도 2.4대 1의 비율로 대한항공이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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