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멀고 낯설지만 꼭 도전해봐야 할 시장입니다."
4일 서울 양재동의 코트라 사옥에 지난달 중남미 경제사절단 일정에 참여했던 중견기업인들이 모였다. 이들은 작게는 수만 달러에서 크게는 1,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왔다.
KOTRA는 홍성민 에스에너지 대표와 탁예은 월드브리지산업 팀장, 이기현 이퓨쳐 부사장, 김철빈 현대기계공업 대표,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초청해 이날 '중남미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좌담회'를 열었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본부장의 진행 아래 현지 방문의 성과와 계획, 전망 등을 들어봤다.
KOTRA가 지난달 말 브라질·칠레·페루·콜롬비아에서 개최한 1: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국내 76개 기업이 참여, 총 6억4,6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 실적을 달성했다.
선박 기자재를 제조하는 현대기계공업의 김철빈 대표는 세계 4대 정유사인 베네수엘라 뻬데베사와 1,500만 달러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고 돌아왔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방문 기간에 맞춰 진행된 1:1 상담회가 현지 기업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었다는 데 동감을 표시했다. 영어교육 콘텐츠를 판매하는 이퓨쳐의 이기현 부사장도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이 부사장은 "이전부터도 컬럼비아에서 3만, 5만 달러 규모의 거래는 이뤄진 적이 있었지만 이번 상담회에 참석했더니 현지 기업이 25만 달러짜리 계약서를 내밀었다"며 "중남미 다른 나라의 학교, 교육업체 등과 추가 계약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구 대표는 "우리의 국가 브랜드가 미약했을 때는 해외 진출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먼저 문의가 온다"며 "이번에도 아르헨티나 통신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웹오피스 수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난관도 많다. 태양광 사업으로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도 굳건한 기반을 가진 에스에너지의 홍성민 대표는 "예를 들어 칠레에 발전소를 짓기 위해선 인허가 과정을 도와줄 정부 지원, 자금 조달을 맡아 줄 금융권 지원이 절실하다"며 "기업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철빈 대표는 우리와 다른 사업 관행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관세나 결재 부분에서 미리 정보를 챙겨야 하고, 사업 규모나 계획을 부풀리지 않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 탱크의 알루미늄 덮개를 전세계로 납품하는 월드브리지산업의 탁예은 팀장은 "미국 경쟁사가 선점한 중남미 시장을 뚫기가 어려웠었는데, 앞서 진출한 현대기계공업과 정보를 공유해 뻬데베사와 접촉하는 데 성공했다"며 업종이 비슷한 기업, 거래사가 같은 기업들끼리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창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원자재, 제조업뿐만이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과 전자정부시스템·교통관제시스템 등 한국형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을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