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해진 게이츠씨'(?)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겸손한 모습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3일 인터넷판에서 게이츠 회장이 최근 열린 한 정보기술 분야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겸허하고 친근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깊은 인상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MS가 검색사업에서 구글에 뒤지고 있다는 점을겸허하게 인정하며 청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검색분야에서의 경쟁이 "5년간의 전쟁,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난의여정이었죠"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런 게이츠 회장의 모습은 그동안의 `전매 특허'였던 앞뒤로 몸 흔들기나 강한어조로 자기 사업 옹호하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었다.
MS에서 휴대형 소형 가전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을 MS의 소프트웨어를 쓰는 가전업체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게이츠 회장은 "아마도 소니가 `X박스'에 대해 갖는 느낌과 비슷하겠죠"라고 답했다.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hief Software Architect)'라는 직함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레이 오지에게 넘길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게이츠 회장은 "내 직함이이상하죠. 사람들은 나를 회장으로 생각할 겁니다"라고 받아넘겼고 자선사업에 대한질문에는 "콜레라에 대한 나의 열정을 여러분들께 퍼뜨리고 싶지는 않습니다"라고말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게이츠 회장은 새로 나올 `윈도 비스타'가 혁신적인 사용자 환경을 제공할것이라며 예전처럼 과장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보여준 게이츠 회장의 모습은 중국 문제의 변명에 급급했던 테리 세멜 야후 최고경영자(CEO)나 사람을 흥분시키지 못하는 경영자의 전형을 보인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과 뚜렷하게 대비됐다.
포천은 이런 게이츠 회장의 모습이 자신의 장점은 물론 약점도 잘 알고 있는 노련한 정치인을 연상시켰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