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신규 틈새시장으로 떠오른 어린이 보험을 선점하기 위해 그동안 위험보장상품에 주력했던 것에서 벗어나 연금상품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내리사랑연금보험(무배당)'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상품은 피보험자를 2명으로 늘린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연금 수령자를 조부모나 부모 중에서 1명, 자녀나 손주 중에서 1명을 지정해 둘 중 한 명이라도 생존하는 한 연금이 지급된다. 만약 할아버지가 손자를 피보험자로 지정해놓으면 본인 사망 이후 연금이 손자에게 자동 승계된다. 일종의 유산상속이 되는 셈이다.
윗대의 '내리사랑'이 반영된 보험상품은 그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상속이 가능한 연금은 이 상품이 처음이다. 교보생명의 '교보손주사랑보험'은 조부모의 내리사랑을 콘셉트로 잡았지만 1년에 한 차례만 특별한 날에 소액이 지급되는 '메모리얼보험'이다.
한화생명도 최근 금감원에 'The따뜻한어린이변액연금보험(무배당)'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상품은 연금이면서도 교육자금 활용에 최적화시킨 게 특징이다.
연금 수령시기를 19세 이후로 대폭 낮춰 연금을 대학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연금 수령시기를 대학 입학시기에 매칭시킨 상품이 출시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어린이 변액연금은 45세 이후부터 수령이 가능했다.
특히 입대나 어학연수 등으로 휴학할 때를 대비해 연금 수령 중지 기능을 탑재했다. 최대 3년까지 휴학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수령 중지 후 복학시점에 연금 수령을 재개해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앞다퉈 진화된 어린이 보험을 출시하는 것은 어린이 보험 시장의 성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어린이 보험은 지급비율(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실제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70%대로 대다수 보험상품(80%대)에 비해 낮다. 어린이 보험의 초기 성장을 현대해상을 비롯한 손해보험사들이 이끌었다면 최근엔 대형 생보사들이 적극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어린이 보험은 이제 막 성장단계에 돌입했고 어린이들은 미래의 잠재고객이란 점에서 보험사들의 관심이 크다"며 "단순한 위험보장을 넘어 다양한 편의장치가 가미된 어린이 보험이 앞으로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