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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SectionName(); [석유의 정치경제학] 고도화설비서 찌꺼기가 고급유로 ■석유제품 생산과정탄화수소 끓는점 따라 휘발유 등 7가지 성분으로 정제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정유공장의 원유정제설비(CDU)는 가마솥에 비유된다. 가마솥에 원유를 가득 붓고 불을 때면 대략 7층밥이 되는 데 맨 위에는 수증기격인 액화석유가스(LPG), 맨 밑에는 누룽지격인 아스팔트 원료가 남는다. 가운데는 가벼운 순서대로 휘발유ㆍ나프타ㆍ등유ㆍ경유ㆍ중유(벙커C유) 등으로 분리된다. ◇석유정제 원리=중동 지역에서 우리나라까지 수송된 원유는 정유공장이 있는 울산과 여수 앞바다 등의 하역시설을 거쳐 원유저장 탱크로 옮겨진다. 이후 원유의 염분을 제거하고 예열한 뒤 증류장치에서 정제과정에 들어간다. 석유정제란 원유를 증류해 각종 석유제품과 반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말하며 정유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원유의 주성분은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탄화수소이며 이 밖에 황ㆍ질소ㆍ산소 등의 화합물이 소량 함유돼 있다. 원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는 증류해 분리시킬 수 있는데 탄화수소의 끓는 점이 각기 다른 특성을 이용해 원유에서 휘발유ㆍ등유ㆍ경유유분 등 주요 성분을 분리해 뽑아내게 된다. 이때 원유를 가열하면 끓는 점이 낮은 것부터 차례로 증발해 기화되며 이것을 식혀 차례로 용기에 담는 식이다. 이 같은 방식에 따라 원유증류 장치에서 원유를 가열해 LPGㆍ휘발유ㆍ나프타ㆍ등유ㆍ경유ㆍ중유ㆍ잔사유 등으로 분리한다. 통상 CDU는 정유공장의 정제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정제능력이란 CDU에서 하루 동안 처리하는 물량으로 SK에너지의 경우 하루 84만배럴이다. ◇석유제품 종류 및 용도=원유정제 과정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LPG의 주성분은 프로판 또는 부탄이다. 가정 및 상업시설에서는 주로 용기에 충전된 프로판을 난방과 취사에 사용하며 택시나 레저용 차량(RV) 등 LPG차량 연료로는 부탄이 쓰인다. 석유제품 중 약 8~9%의 생산비중을 차지하는 휘발유는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가장 친숙한 석유제품이다. 휘발유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용ㆍ항공용ㆍ공업용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다음에 나오는 나프타는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등유는 난방과 주방용 등 가정용으로 많이 쓰인다. 지난 1998년 등유를 용도별로 이원화해 주로 가정에서 스토브ㆍ온풍기 등 난방용 연료로 사용하는 실내등유와 농업용 하우스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보일러 등유로 구분했다. 등유 다음으로 나오는 경유는 대부분이 자동차 등 디젤엔진의 연료로 쓰인다. 이 밖에 벙커C유는 흔히 중유라고 부르는 무겁고 끈적끈적한 석유제품으로 대형 엔진의 동력원과 보일러 연료 등으로 사용된다. ◇지상유전 고도화설비=일반적으로 원유를 1차 정제하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석유제품은 벙커C유다. 원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원유에 포함된 벙커C유 성분의 비율은 약 30~50% 정도다. 하지만 벙커C유는 쉽게 연소시키기 어려운데다 매연이 심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가격이 매우 낮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비싼 원유를 들여와 원유가보다도 낮은 벙커C유를 많이 생산할수록 손해가 난다. 따라서 정유사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벙커C유를 분해해 휘발유나 경유 같은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만드는 고도화설비를 갖추고 있다. 수조원대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고도화설비는 찌꺼기 기름에서 고급 기름을 뽑아내기 때문에 '지상유전'이라고도 불린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벙커C유 등 값싼 중질유 제품은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휘발유ㆍ경유 등 경질유 수요는 늘기 때문에 고도화설비 없이 일반 정제시설만으로는 정유회사의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