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기의 한국 외교] 더 가까워진 미국·일본… 힘받는 아베외교

4월 26일 6박8일 일정으로 방미

사상 첫 美 의회 합동연설 성사

양국동맹 업그레이드 계기될듯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와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설립 문제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된 미국이 대일 외교에 힘을 실으면서 미일관계가 최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20일 교도통신은 미 의회 소식통을 인용, 미 의회가 오는 26일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와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 등이 미 의회에서 연설한 적은 있지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전후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은 전후 유지돼온 미일동맹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한미일 삼각동맹의 한 축인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미묘한 태도를 보이는 틈을 타 아베 총리는 확고한 미일동맹관계를 과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입지를 높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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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부터 이례적이다. 대부분 외교순방이 길어도 3~4일을 넘지 않는 것과 달리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은 4월26일부터 5월3일까지 무려 6박8일에 이른다. 그만큼 양국관계에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과의 협조가 절실해진 미국 입장에서도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는 과거와 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 2월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서먹한 회동 이후 이틀 만에 귀국했던 것과는 달리 아베 총리는 백악관과 의회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까지 발걸음을 아껴온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18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찾은 것도 아베 정권에 대한 미국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타고 아베 총리가 이번 방미 기간에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과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안을 확정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협의한 뒤 전후 70년을 맞아 미일동맹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문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으로서는 껄끄러운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며 미국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은 총리 관저가 미 상·하원 합동연설의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행동이 어떤 형태로든 언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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