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차, 하이브리드카 시판 2009년으로 연기

현대차그룹이 당초 연말로 계획했던 하이브리드카의 출시를 2009년으로 2년 이상 연기했다. 현대차는 자세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기술로는 팔아봤자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생산 비용을 더 낮춰 이익을 확신할 때까지 출시를 보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고유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요타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벌이는 친환경차 판매 경쟁에서 현대차그룹은 크게 뒤쳐질 것으로 보인다. ◇ 하이브리드카 양산 2년여 연기 =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지난 2004년부터 정부에 납품해왔던 하이브리드카의 양산 일정을 대폭 수정했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클릭 50대를 시작으로 작년에 베르나 191대, 프라이드 121대 등의 하이브리드카를 환경부 등 정부 기관에 공급했고 올해도 베르나 220대, 프라이드 160대를 정부에 납품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그룹은 연말께 베르나와 프라이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양산, 시판한다는 계획을 잡아놓았었다. 하지만 생산 비용을 낮추는데 한계를 느낀 현대차는 이 계획을 수정했다. 현재 정부에 납품하는 베르나의 경우, 정부로부터 친환경차 개발보조금으로 대당 2천800만원 가량을 보조받고 구매 기관에서 차량대금으로 1천만원을 받아 총 3천800만원에 팔리고 있다. 현재 시판중인 베르나가 1천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4배 가까이 비싼 것인데,그럼에도 현대차는 거의 남는 것 없이 정부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연비가 눈에 띄게 빼어난 것도 아니다. 정부에 공급되는 베르나 하이브리드카(1천400cc)는 가솔린을 연료로 쓰는데 연비가 18.9㎞/ℓ로 현재 시판중인 베르나 1.4 DOHC(13.3㎞/ℓ)보다는 상당히 좋지만디젤엔진인 베르나 1.5 VGT(17.4㎞/ℓ)와는 큰 차이가 없다.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위해 정부에서 어떤 촉진책을 내놓을 지 아직 불투명하지만 경차에 준하는 취.등록세 감면 등이 유력하다고 볼 때, 소비자를 유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8년까지는 정부 기관에만 하이브리드카를 납품하기로 했다"면서 "언제 양산에 들어가 시판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해외업체들은 하이브리드카 개발 경쟁 = 더욱이 어줍짢은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아봤자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혼다코리아는 이르면 8월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시판하고 도요타코리아도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RX400h를 연내 들여올 예정이다. 더욱이 아직 출시가 불투명하지만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등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미국 등에서 검증된 소형 하이브리드카가 국내에 들어온다면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카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7년 세계 최초로 시판된 프리우스는 현재까지 50만대 가까이 판매돼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고 시빅 하이브리드도 미국에서 프리우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요타는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종으로 확대하고 판매대수도 연 100만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GM 등 다른 업체들도 일본 하이브리드카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하이브리드카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GM과 다임러 크라이슬러, BMW는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엔진을 진행중이고 포드도2010년까지는 최소한 7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유가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이브리드카의시판이 예상보다 늦어져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 하이브리드카란 =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쓰는 전통적인 내연엔진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엔진을 동시에 장착한 차로, 배출가스가 적고 연비가 좋아 차세대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다. 프리우스의 경우 연비가 세계 최고인 35.5 km/ℓ(일본 시판차)를 자랑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