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작가 도널드 스파토가 쓴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전기 ‘미모에 홀려: 알프레드 히치콕과 그의 주연 여우들’이 최근 출간했다. 책은 히치콕과 그가 기용한 차가운 금발 미녀 배우들과의 관계를 분석한 글이다. 서스펜스의 장인이라 불린 히치콕은 금발 미녀들에게 집착했다. 문제는 130㎏이나 나가는 체중에 작달막한 키, 부루퉁한 입술과 두 턱 그리고 눈꺼풀 무거운 눈에 서양호박처럼 큰 머리의 히치콕에게 미녀들은 하나같이 ‘화중지병(畫中之餠)’의 존재였다는 점이다. 그에 관한 자료를 보면 히치콕은 평생을 억눌린 성적 욕망에 시달리며 살았는데 이런 좌절감을 결코 취할 수 없는 영화 속 금발 미녀들을 학대하며 해소했다. 그에게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라는 별명이 붙어 다닐 정도였다. 히치콕이 변태적 새디스트로 변해 무참히 학대한 금발미녀 중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사이코’(1960·사진)에 나온 재넷 리였다. 그는 영화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샤워하는 그녀를 잔인하게 죽였다. 히치콕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가학적 행위는 그가 애지중지하던 또 다른 금발미녀 그레이스 켈리가 자기를 버리고 모나코 국왕 레이니에게 시집간 데 대한 복수라고 풀이했다. 히치콕 때문에 병원 신세까지 진 여배우는 또 다른 금발미녀 티피 헤드렌이다. 헤드렌은 ‘새’(1963)에서 진짜 새들의 날카로운 부리에 쪼여 기절을 했다. 백치미가 있는 또 다른 금발미녀 킴 노박도 히치콕의 새디즘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이다. 노박은 ‘환상’(1958)에서 높은 종탑에서 떨어져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