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현재 경제상황 외환위기때와 비슷"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오늘 서울에서 깨어난다면 1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는지 알아챌 수 있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렉스 칼럼에서 한국의 현재 경제상황이 11년 전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FT는 한국의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으며 한국은행이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 때처럼 원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보유 달러를 아낌없이 풀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 한달간 한국은행이 환율방어에 쓴 외화는 100억달러가 넘는다. FT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11년 전보다 나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 예로 외환보유액이 외환위기 직전보다 11배나 많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퇴보한 측면도 있다. 외환위기를 촉발한 대외채무의 경우 1ㆍ4분기 말 현재 4,000억달러를 넘어서 외환위기 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용카드 위기 이후에도 한국 소비자들은 대출을 늘렸다. 주택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80% 수준으로 사상 최고이며 기업 부채도 마찬가지라고 FT는 지적했다. HSBC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 부채를 합한 규모가 GDP의 3배에 달한다. 한국의 은행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대출에 적극적이었지만 이는 그만큼 약점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태국ㆍ말레이시아로 허둥대며 달려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FT는 한국이 당장 붕괴에 직면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나타난 일련의 결함들이 11년 전과 기막히게도 일치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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