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금융·건설 등 지난 7~8월 코스피 상승기를 이끌었던 업종 대표주들에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 PER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으로 오버슈팅(주가과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뜨는 업종이라는 이유로 추격 매수하는 전략을 버리고 해당 종목의 PER가 적정수준인지를 판단한 후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현대증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수업종 주도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지난 11일 기준 PER는 33.6배로 코스피 전체 평균 10.6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PER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가 높으면 기업의 주가가 수익성에 비해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아모레G(002790) 35.4배, LG생활건강(051900) 22.3배, 이마트(139480) 22.3배, 코웨이 20.4배, 오리온 29.2배 CJ 20.1배로 내수 업종 대표주들의 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업종과 함께 지난 7~8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금융·건설업종의 PER도 높은 편이다. 삼성생명(032830)(19.7배)을 비롯해 삼성화재(000810)(14.4배)·삼성증권(016360)(19.8배)·우리투자증권(18.2배)·신한지주 (11.4배) 등이 시장 평균을 넘어섰다. 건설업종에서는 삼성물산(000830)(20.8배)과 현대산업(012630)(17.4배)의 주가가 고평가됐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종이 강세를 보였던 것은 PER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적정 밸류에이션을 따지기 이전에 정책효과에 기댄 수급의 쏠림 영향이 컸다"며 "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온 만큼 앞으로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면 거품 논란이 번져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대형주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의 PER가 10배를 넘어 주가가 다소 과열된 양상"이라면서 "3·4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조정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유망 업종 중에서도 앞으로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 연구원은 "주가가 과열된 업종의 경우 1개월 전보다 예상 영업이익이 더 좋아지는 종목을 매수 우선 순위로 놓고 반대인 경우는 파는 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이 내수·금융·건설 업종의 대표주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개월 전에 비해 증가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삼성생명이 98.9%로 가장 컸고 대우증권(006800)(15.0%)·아모레퍼시픽(12.5%)·아모레G(7.3%)·현대산업(4.1%)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