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달라진 콘텐츠의 힘


최근 문화 예술계에서는 'K팝 열풍'으로 대변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신한류'와 차이콥스키 콩쿠르 대거 입상이 몰고 온 '클래식 한류'가 화제였다. 오는 11월에는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3대 문화예술축제로 불리는 상하이아트페스티벌에 베를린필, 베자르 무용단 등 유럽의 유수한 공연단체들과 함께 서울시무용단이 공식 초청돼 이번에는 '무용 한류'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상하이아트페스티벌에서 서울시무용단은 '백조의 호수'를 펼쳐 보인다. 중국 측 관계자는 서양발레를 한국 춤으로 새롭게 해석한 이 공연이 동서양의 컨버전스를 추구하는 상하이아트페스티벌의 방향에 딱 맞아떨어져 초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의 문화예술 콘텐츠는 공연이나 전시에 대한 수요가 활발하지 않은 여건 속에서 스포츠, 영화, 방송 등 다양한 여가활동과 경쟁하면서 발전해왔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콘텐츠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에게도 이미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프랑스의 K팝 공연,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은 연극ㆍ클래식ㆍ무용 공연,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창작 뮤지컬, 템즈강 페스티벌의 한국 프로그램 등은 아시아를 넘어 클래식의 고장인 유럽에서도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공연장이 부족하던 그동안에는 콘텐츠를 갖고 있는 기획사가 공연보다는 공연장 확보에 더 공을 기울이던 시기였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서울 시내에 1,000석 이상 객석을 지닌 공연장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공연장들은 더 이상 독점적 위치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공연장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지닌 기획사나 제작사를 서로 모셔가려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소프트웨어의 힘을 증명해주고 있다. 최근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신드롬 열풍이 불고 있다. 정서적 갈증을 갈구하는 대중들은 분출구만 열린다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외된 관객들에게 위안을 주고 문화적 공감을 안겨줄 수 있는 달라진 콘텐츠의 힘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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