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당분간 소그룹별 독립경영 터닦기

[현대 어디로] 상. 소그룹분할과 미래현대건설의 계열사 이탈과 1일자로 이뤄진 현대차그룹의 30대 기업집단 지정, 현대전자 및 현대중공업의 분리 등으로 현대의 행로가 재계의 관심을 끌고있다. 98년 1월만 해도 83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기업군으로 30대그룹(자산기준)에서 1위를 차지했던 현대그룹은 소그룹체제로 급속 전환,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특히 현대의 소그룹들이 그려나갈 '경쟁과 협력'은 재계의 판도를 바꿀 변수로 주목된다. ◇소그룹으로 가는 현대=정몽헌 회장의 현대 본가는 지주회사였던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으로 경영권 상실이 불가피, 엘리베이터ㆍ상선ㆍ종합상사ㆍ택배 등이 남게된다.상선이 해운호황으로 분투하고 있고, 엘리베이터도 규모는 작지만 재무구조가 탄탄해 현대중공업, 전자, 증권ㆍ투신 등 금융사의 분리에도 불구하고 재계 6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4월 1일 현재 2위). 그러나 종합상사가 수익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는데다 대북사업의 난항도 그룹 안정의 걸림돌이 되고있다. 현대가에서 주목을 끄는 기업은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다. 정몽구 회장의 재계위상도 급상승하고 있다. 1일자로 현대차는 16개 계열사로 구성된 독립그룹으로 새출발을 선언했다.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ㆍ인천제철 등 기존 주력사에다 물류업체인 현대로지텍과 변속기 제조업체인 현대파워텍을 새로 설립했다. 자동차 제조ㆍ판매에 금융ㆍ물류ㆍ부품업체를 거느린 종합자동차 그룹을 지향하고 있으며, 전문그룹으로 단숨에 랭킹 5위로 도약했다. 현대차 그룹은 과거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구도에서 벗어나 현대차, 기아차, 현대캐피탈, 모비스, 인천제철의 순환출자로 경영권 안정을 꾀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정몽준 고문을 정점으로 한 현대중공업 소그룹은 연내 분리가 목표인데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이 주력이며 분리후 10위(자산 11조2,000억원)권에 오를 전망이다. 중공업은 매년 대규모 흑자를 내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해 분리후에도 순항이 예상된다. 또 현재 위탁경영중인 삼호중공업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2~3년안에 8위권 도약도 가능하다. ◇소그룹간 경쟁과 협력=소그룹은 당분간 독립경영의 바닥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의도적으로라도 현대와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김각중 전경련 회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현대건설 문제와 관련, "현대차는 시장원리를 따르고 계열분리 원칙을 준수할 수 밖에 없다"며 현대건설에 어떤 지원도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현대상선과 현대종합상사에 맡겼던 선적 및 수출업무를 직접 수행하겠다는 뜻도 비치면서 현대그룹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 본가는 발등의 불인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앞날을 설계할 여유가 없는 형편. 상황이 어려운 만큼 정몽헌 회장의 발걸음도 무거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자 제길을 간다해도 한때 재계 정상에 섰던 현대의 명성을 회복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다 계열사간 구조적인 고리를 맺고있어 소그룹간 협력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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