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17일] 내발적 문화, 전통시장의 자생력


전통시장은 한국 근대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논리가 아닌 지역 커뮤니티라는 사회적인 역할 등 가치는 현대 사회에서 아직 유효하다. 2000년대 들어 생겨난 대형마트와 최근 규제 법안 논란과 지난해 한해만 200여개 증가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경쟁 속에서 전통시장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기에 서민경제 활성화는 물론 문화적 가치 차원에서도 전통시장의 보존과 활성화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이다. 수원 못골시장의 지난 7월 점포당 일간 매출액이 22% 증가했다는 소식은 '문화' 가치의 증대를 통해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시작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문전성시 프로젝트)'의 대상 시장으로 선정된 못골시장은 시장 상인과 지역주민 등 못골시장의 내부 구성원들이 스스로 힘을 합쳐 문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왔다. 못골시장의 성장은 전통시장 내부에서 문화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외부 콘텐츠의 유입이 아닌 전통시장 안에서 발굴한 문화 콘텐츠들을 오히려 외부로 알리면서 '가고 싶은 시장' '보고 싶은 시장' '문화와 이야기가 있는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변화를 꿈꾼 상인들의 열정은 죽어가던 시장 속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찾아냈고 희망을 만들어냈다. 정부와 문화기획ㆍ건축ㆍ스토리텔링ㆍ공공디자인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단이 그들의 받침목이 돼 도왔지만 시장 속 '문화'의 씨앗을 가꾼 감동의 주인공들은 못골시장의 상인들이었다. 국내에는 약 1,500개의 시장이 남아 있다. 이들 각 시장 속에는 따뜻하고 때로는 가슴 아픈 많은 이야기와 정겨운 사람들이 발견되지 않은 채 현대화 속에 잊혀지고 있다. 경제성장 속에서 그 보존과 계승의 가치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 전통과 역사는 팔딱팔딱 뛰는 사람들의 숨결과 냄새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에서 재생의 가능성을 찾기 충분하다.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내고 그 내발적 문화활동으로 활성화에 성공한 못골시장 상인들에게 격려와 감동의 박수를 보내며 내년에는 더 많은 전통시장이 북적북적 문정성시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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