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꽃놀이 패' 쥔 수출입은행, "외환銀 지분 팔까 말까" 저울질

“외환은행 지분 팔까, 말까.”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수출입은행이 ‘꽃놀이 패’를 쥐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지분 6.25%(4,031만4.387주)에 대해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매각한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팔 수도 있고, 수익이 적다고 판단되면 매각하지 않고 더 보유할 수도 있게 됐다. 수은과 지난 2003년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매각 계약을 맺으면서 잔여 지분에 대해 태그얼롱(대주주와 같은 가격으로 팔 수 있는 조항)과 드래그얼롱(대주주가 같은 가격에 팔라고 하면 따라야 하는 조항)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현재 외환은행 지분은 수은 이외에 한국은행(6.12%), 국민연금(5.03%) 등도 보유하고 있지만 수은만 유일하게 태그얼롱과 드래그얼롱 권한을 갖고 있다. 대주주인 론스타가 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 수은은 협상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무조건 같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 또 수은이 태그얼롱을 행사하면 대주주인 론스타는 부담이 되더라도 수은의 지분을 같은 가격에 함께 매각해야 한다. 드래그얼롱은 인수자의 자금이 풍부할 경우, 태그얼롱은 매각가격이 높을 때 행사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를 주당 약 1만4,250원에 인수키로 했다. 수은의 외환은행 지분 취득가는 주당 평균 1만원이기 때문에 태그얼롱을 행사하면 주당 40%이상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금액으로는 1,8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주가전망이 더 밝다고 판단한다면 매각하지 않고 더 보유할 수도 있다. 수은은 구체적인 계약조건, 가격, 주가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동수 행장은 “현재로서는 정해진 방침이 없다”며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수은에 태그얼롱 행사에 대한 의사를 물으면 수은은 10영업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태그얼롱 행사 의지를 묻는 것은 통상 금융위원회의 승인 이후에 하는 것이 관례이며 통상 금융위의 승인에는 2~3개월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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