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스코 "印 프로젝트 늦더라도 포기 않겠다"

속도戰 대신 현지문화 인정등 '우공이산 전략'으로 선회<br>"자문委 재조사땐 제철소문제 해결·광권도 재도전땐 승산"


포스코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인도 오리사주 일관제철소 건설 및 철광석 광권 확보 프로젝트를 시간을 갖고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는 각종 절차를 최대한 서둘러 조기에 투자를 구체화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포기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부적인 사항들을 풀어나가면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7일 포스코 고위관계자는 "사업추진을 어렵게 하는 현지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우공이산(愚公移山)' 의 자세로 천천히 가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인도 환경부가 일관제철소 부지 내 원주민 보호를 구실로 부지 매입 및 주민 보상ㆍ이주 작업을 중단할 것을 오리사주에 요구한 데 대해 "자문위원회가 재조사할 경우 이 문제가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도 환경부가 "보호해야 할 원주민 조사가 불충분하다"는 비정부기구(NGO)들의 의견을 받아들였지만 오리사주 정부 조사에 따르면 공장 부지에 포함된 국유지 내에는 보호해야 할 원주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철광석 광산 탐사권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도 법원은 지난달 "오리사주 정부가 포스코에 부여한 탐사 우선권을 백지화하라"고 판결했지만 다시 광권에 도전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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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포스코가 장기전을 선택한 데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철강시장이 포화상태가 된 후 포스코는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글로벌 철강 리더십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처지라 인도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포스코의 인도 사업이 어렵게 된 게 현실"이라면서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인 만큼 장기전으로 임하는 게 옳은 전략"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인도 사업이 속도를 못 내고 있지만 지난 5년 동안 주민을 설득하고 광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며 배운 것도 많다"면서 "미래의 신흥시장이자, 아시아 시장의 중심이 될 인도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사내에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공이산'은 정준양 회장이 좋아하는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지난 3월에 열린 임원 애장품 자선경매에서 우공이산 네 글자가 적힌 액자를 내놓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면 불가능한 목표라도 성취할 수 있으니 우공이 산을 옮기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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