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군법회의 최후진술 내용이 녹음테이프와 함께 단행본으로 처음 공개됐다.
도서출판 푸른숲은 10.26사건 19주년을 맞아 김재규 전 부장이 박 전대통령을시해하게 된 배경 등이 담긴 책 「박정희의 유산」(김재홍 지음)을 육성 테이프 2개와 함께 냈다.
김은 비공개 최후진술에서 "각하는 나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이고 동향이고동기생이지만, 많은 국민의 희생을 막기위해 각하 한 사람을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며 '혁명의 목적' 다섯 가지를 들었다.
김은 자신의 거사 목적으로 ▲자유민주주의 회복 ▲더 많은 국민희생 방지 ▲적화 방지를 든 뒤 "혈맹의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가 건국 이래 가장 나쁜 상태이므로이를 회복해 국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거사가 불가피했다"고 자신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김은 이어 "국제적으로 우리가 독재국가로서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이것을씻고 이 나라 국민과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명예를 회복하자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다"며 "이들 목적은 10.26 혁명 결행성공과 더불어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김은 또 "건국 이래 한번도 대통령이나 정권이 순리적인 방법으로 오간 적이 없다"고 전제한 다음 "나는 군 수뇌들과 손을 잡고 이 나라의 정권을 앞으로는 국민의뜻에 따라 순리적으로 오고 가도록 토착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의 최후진술 내용과 육성은 월간지 「신동아」에 의해 한 차례 공개된 바 있긴 하나 단행본 형태로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희의 유산」은 또 박 전 대통령의 '채홍사'였던 朴善浩 피고인(전 중앙정보부 의전과장)의 육성증언도 공개됐다. 박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은 일류 배우들을불러 사흘에 한 차례씩 술자리를 벌였다면서 金載圭의 거사로 한국의 민주회복이 10-20년은 앞당겨졌다고 진술했다.
이 책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관련, "노태우씨나 전두환씨가 문민대통령 당선자인 YS에게 돈을 주었다면 자신들의 신변안전을 도모키 위한 보험료 성격이 분명하다"면서 "YS가 민심의 원한을 샀던 구체제 집권자로부터 비밀리에 정치자금을 받았다면 이는 정직성과 도덕성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언급했다.